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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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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검장과 나뭇꾼


BY 그림이 2014-09-02

제주지검장 과 나뭇꾼

제주 김수창 지금장이 여고생 성추행으로 연일 tv를 달군다. 너무 놀랄일이다.

 

남편은 처음엔 저놈 정신 나간 놈이제 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그 집 가족을 걱정한다.

어쨋던 부모님이 살아계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니 아이들과 부인이 겪을

정신적 고통을 걱정한다. 최고의 권좌에서 법을 다스리면서 국민에게 추앙을 받는

자리가 아니던가? 한 세대를 뛰어넘어 내 손주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 걱정이된다.

 

옛 기억이 떠오른다. 1957년쯤이라 생각이 된다. 중학교2학년이던 나는 가을소풍을

가야하는데 어머니께서 대구에 볼일이 있어 집에 계시질 않았다. 연로하신 할머니와

소풍준비는 요즘과 다르게 집에서 장만해가던 시절이다.밀가루로 빵을 만들고 김밥과

계란을 삶아가며 최고의 준비가 완성된다. 그걸 다하기에는 할머니와 둘이 했지만

시간이 걸렸다. 동네 한 장소에서 모여서 가기로 한 친구들은 기다려주질 않고 떠나고

없었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 12k를 걸어서 가야하는 장소다 그것도 산을 넘어 가는 길이다.

몇 번 가보았던 장소라 혼자 걸어 갈 수밖에 없었다. 산속에 진달래를 비롯해 온갖

꽃이피는 봄철로 기억된다. 꽃과 풀과 뻐꾸기 울음소리와 대화를 나누며 산을 걸어가니

군데군데 나무하러 나온 나뭇꾼 아저씨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저씨예 우리친구들

지나갔습니까?그래 니는 혼자 와 인자가노 벌~써갔다. 조심해 가거래이라며 아저씨

들마다 혼자가는 나를 조심 하라는 걱정을 하셨다.

 

20리도 넘는 산에 새벽부터 산에가서 나무를해 군불도 지피고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하는

가난한 나뭇꾼들이였다. 농촌에서 보기드문 여학생 그들은 여학생을 부러워도 하고

어느집 누구네 자제라는 아는 사람도 드러는 보였다. 배고프고 무식했던 나뭇꾼 그

나뭇꾼들이 지금 이시간에 김수창지검장과 비교가 된다. 생판 낯선 나의게 조심해

가거라는 그 따뜻한 말소리가 60 여년이 다되어 오는 지금 생각하면 산골짝에서

혼자 걸어가는 나를 얼마든지 욕보일 수 있는 여건에 있었다.

 

한 둘의 자식을 키우면서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좀 더 인간답게 살기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과외라는 수업을 받는다. 그것도 모자라 기러기 아빠라는 신조어가

생겨 엄마와 외국에까지 나가 자식 교육에 열을 올린다.

보통 5~6남매 좀 더 많으면 7~8남매를 키웠던 우리 부모들의 세대다. 허기진 배를

나물과 물로 채우며 별다른 교육을 받지않고 대가족과 함께 살며 살아가는 과정이

교육으로 받아 드려졌던 그때 솔직하게 글을 모르는 나뭇꾼도 많았다. 해가 뜨면

낮이고 해가지면 밤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순응하면서 산 그들은 사회도 누구도 원망

하지않고 자연재해라도 당하면 인간이 잘못해 하늘이 노했다고 자책하면 산 사람들이다.

 

사회로부터 존경받아야 할 사람들을 못믿을 사회다. 언제 어떤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 누구도

믿지못할 사회에 살아가야할 우리들의 자식보다 손주들의 살 세상이 더 겁난다.

초등학교 4년생인 손녀가 가끔씩 할머니 우리동네 성범죄자가 몇명이라고 선생님

이 이야기 해줬다는 씁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폰에 너무빠져 종일 개임하는 손녀가

못마땅해 제 에미를 나무랐더니 요즈음은 아이가 어디서 무얼하는지 엄마가 알아야

하기에 사주지 않을 수가 없다는 며느리 말을 듣고보니 참 험한 세상에사는 아이들이

걱정이 된다.

 

많은 세월이 흐른후 나는 가끔 소풍때에 그 나뭇꾼이 그리워진다. ‘조심해서 가거래이

조심하라는 말은 험한 산길을 잘 걸어가라는 말로 들었고 그 아저씨도 그런 의도로

하셨으리라 믿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