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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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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지혜창고(22) 자장면을 먹으면서


BY 남상순 2014-01-16

창밖에는 눈이 펑펑 내린다.

세끼 꼬박 밥을 집에서 먹는 남편을 삼식이라고 하고

게다가 간식까지 달라고 하면 간나새끼라고 욕을 한다고 한다.

일기예보에도 없던 눈이 펑펑 내리는데 자장면을 시켜 먹자고 제안을 했더니

남편이 좋다고 했다. (우린 아직 젊지? 자장면을 아직도 좋아하니...)

 

드디어 자장면이 도착했다.

요즈음 자장면 시키면 엄청 빨리 온다.

간자장 하나 자장면 하나 합이 9,000원 돈을 주고 나니

\"두 그릇에 9천원 싸네?\"

\"싸다는 말 하면 안되요. 비싸서 못 먹는 사람도 있어요\"

 

자장면을 나무 젓가락으로 비비니 양이 아주 많아졌다.

\"비벼 놓으니 양이 엄청 많네\"

\"양이 많다고 하면 안돼. 배고픈 사람은 이 양도 적을 수 있어\"

둘이는 자장면 한 그릇에 행복 만땅이다.

 

\"당신 이제 철이 많이 들었네\"
\"뜬금없이 무슨 소리?\"

 

\"어려운 사람 배려도 할 줄 알고\"

\"그런데....걱정되네\" 

\"무슨 걱정?\" 얼굴을 쳐다보니 자장면이 입가에 묻은채 빙그레 웃고 있다.

\"아!\" ㅎㅎㅎㅎㅎㅎ

\"철 들자 노망이라는데...노망 날까봐????\" ㅎㅎㅎㅎㅎ

 

노부부가 식탁에 마주 앉아 자장면을 빨아들이면서 행복하다.

창밖에 눈이 펑펑 쏟아지니 남편은 한마디 더 보탠다.

 

\"우리. 홍여문 갈까?\"

첫눈 오는날 만나자고 약속했던 홍여문을 말하는거다.

나도 한마디 더 했다.

 

\"난 참 행복한 여자다 당신 나 죽을때까지 자장면 사줄 능력 있자나!\"
\"그럼. 사주고 말고\"

 

오랫만에 자장면 시켜서 둘이 먹으면서

자장면 고소한 맛 이상으로 모락모락 노부부의 사랑이 피어오른다.

행복은 자장면 집 가깝듯이 우리 삶의 가까이에 있다.

느끼 하신분 커피 한잔 드세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