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두 딸램과 손녀, 작은사위, 대전에서 남동생 딸램까지
대식구가 우리집으로 왔다
월요일이 큰손녀의 3번째 생일인데 미리 모여 축하를 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집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로 하고, 미리 준비를
다 해 놓으니 토요일 점심 때 딸램들과 친정조카가 와서
배들이 고픈지 점심들을 어찌나 달게 먹던지....
늦은 점심을 먹었으니 해가 넘어갈 때쯤 옥상에서
판을 벌이기로 했다
남편이 그늘막도 멋지게 쳐놓았으니 탁자를 사이에 두고
둘러 앉으니 바람이 적당히 불어와 여간 시원한 게 아니었다
손녀들이 오면 물장난을 하고 놀라고 미리 큰 통에 받아
햇빛에 데워 둔 물은 적당히 따땃하여 큰손녀는 지엄마가
갈아입혀주는 옷도 마다한 채 훌러덩 벗더니 물속으로 첨벙거리고
들어가서 논다 그 옆에서 작은손녀는 물에 들어가지는 않고
손만 담그면서 조심스럽다
어른들은 그런 두 손녀를 보면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큰손녀는 이제 말문이 트여 어찌나 말도 잘하는지
못하는 말이 없을 지경이다
어린이집에 다니니 아무래도 말이 더 빨리 느는 것 같다
저녁 때가 되어 작은사위는 남편과 함께 불을 피워
목살을 지글지글 구워대니 기다리는 여자들은 침이 꼴깍
넘어갈 지경이다
드디어 구워진 고기를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으니
\"음, 바로 이맛이야!\"
연신 서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시원한 맥주까지
한 잔 하니 기분이 점점 UP이 되었다
모처럼 가족이 함께 모이고, 서로 오랜만에 대화도
나누니 이런 게 사람사는 맛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딸램들은 내가 시골로 가는 게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지금도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이제 더 멀어지면 어떻게
엄마를 보러 오냐며.....
그것도 맞는 말인데 내 생각으론 손녀들에게 시골의 정취를
듬뿍 느끼게 해 줄 외할머니집에 대한 향수가 있다
왠지 할머니집은 시골에 있어야만 더 어울릴 것 같다 할까?
내가 도시에서만 자라 추억이 없는데 나의 손녀들에게만이라도
할머니집의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다
남동생 딸램도 오랜만에 우리 두 딸램들과 만나니 손녀들이
어찌나 \"이모, 이모\"하면서 졸졸 따라 다니는지....
저녁이 되니 한층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한낮의 더위를 식혀주니
분위기가 더 고조되었다
옥상이 있는 게 이럴 땐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내가 오르내리면서 준비하는 게 힘이 들긴 하지만.....
(두 손녀가 안방에서 이렇게 노는 줄은 몰랐네 ㅎㅎ
언니가 뭐하나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작은 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