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의 한 무리들이 나무들을 얼마나 심하게 흔들어대는지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나의 눈에는 그들이 삶에 지쳐서 휴식하고 싶다는 모습으로
보이고 있었다.
일주일전 제수씨 어머니가 동네 큰 병원에 계시다가 유명한 대학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췌장에 혹이 있다는데 혹시 그것이 췌장암이 아닌지 싶은 노파심에 제수씨는 몇일전
남동생 곁에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사돈 어른 연세 이제 60를 바라보고 있고 제수씨의 아버님이 한창시절 사업을 하셨는데
2번이나 사업에 실패하면서 집안이 기울었으며 그때부터 제수씨 어머님은 몸이 자주
불편하시면서 병원에 자주 내원하다 보니 이번에도 혹시나 가벼운 병이겠지 싶은
생각을 하는데 아직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니까 아직까지는 걱정이 된다.
오늘 지나서 내일이 오면 사돈 어르신이 췌장암이 아닌 그저 가벼운 병이였으면 싶은
마음이 드는것이 제발 오늘 지나면 내일 그것이 꿈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끔 꿈속에서 그리워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꿈을 꾼다.
현실속에서 이루지 못한 생각들이 꿈속으로 보이고 소원으로 된다고 하는데
나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 어떤것인지 알면서도 항상 생각하고 꿈꾼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한번쯤은 진한 사랑을 해보고 기쁨속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게 마련인데 오늘과 내일이 항상 같은 1년을 보내면서 그저 4계절속에서 땀 흘리는
그 모습만 보는것이 나의 하루다.
중2시절,
친구 따라서 우연히 놀러간 집이 있었다.
그 집은 친구의 여자친구 집이였는데 그 시절 남자가 여자 친구 집에 놀러간다는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였는데 난 그 집에서 우연히 한 여학생을 보았다.
수수한 인상을 가진 그녀에게 나는 곧 바로 그 자리에서 편지를 쓰고 전달했다.
그 이후 그녀에게서 인편으로 몇번 편지가 배달되었지만 들리는 소문으로 그녀 집이
불이 났고 그 일 때문에 이사를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 행복하면 내일은 더 기쁨이 충만할것인데 그러나 나에게 사랑은 항상 제자리다.
모교사랑 싸이트가 한참 활성화되었을때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그 학교 싸이트에 들어가보니 그녀 이름이 3명이 보인다.
한번 전화를 해볼까 싶은 생각을 했지만 끝내 전화를 하지 않았다.
30년 지나서 우연히 아는척 해본들 나의 인생보다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그녀는
가족들이 있을 수 있기에...
\"이식 한번 생각해볼 생각이 없는지요?\"
\"아직까지는...\"
3개월전 과장님이 투석중인 나에게 이식한번 해볼 생각없는지 질문을 던졌다.
2000년 3월 어머니에게서 신장 하나 받고 이식수술했지만 실패를 했던 경험이 있기에
조심스럽고 혹시 또 이식하고 또 그러는것은 아닌지 노파심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지금 나의 생활은 만족이지만 내일이 오면 내가 뜻하지 않는 좋은 소식이 왔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고 지난번처럼 뜻하지 않게 나에게 포로포즈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오늘 보다는 내일이 더 만족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