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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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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의 꿈, 어깨를 빌리다.


BY 새우초밥 2013-06-06

 

 

 

 

 

        \"오늘 몇일이고?\"

        \"오늘 수요일인데 6월5일이고...\"

 

     언제부터인가 어머니는 하루에 한번씩 나에게 오늘은 무슨 요일인지 몇일인지를 물어보는

     재미있는 습관이 생겼다.

     어제가 3일이면 오늘은 당연히 4일이고 무슨 요일인지 알것도 같은데 매일 물어보는것에

     가끔은 나는 달력보라는 회피하는 말로 떠넘겨버린다.

     수요일은 내가 병원에 투석가는날이라서 그런것은 기억을 잘하면서도 날짜 기억하는것은

     왜 그리도 잘못하는지 가끔은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날짜가는것도 잊을 수 있다.

     그리고 어머니는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식사배급을 하고 집에 올라오면

     오후 2시 넘어 어머니는 남동생이 살고있는 아파트 경로당으로 출근을 하신다.

     겨우 2명밖에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는다는 경로당이다.

 

     어제는 마침 평소보다는 늦게 병원에 갈려고 집을 나서면서 아파트 외벽에 다 칠해졌는지

     유심히 살펴보니까 하얀 페인트로 외벽을 다 바른것이 보인다.

     아직 무더위가 열기를 뿜어내는 8월이 올려면 아직 멀었지만 투석실안에 들어가면 창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그래도 더위가 느껴진다.

     간호사에게 반쯤 열려있는 창문을 전부 열어달라는 부탁을 하니까 긴 막대로 다 열어주는데

     그제사 시원한 바람이 밀려들어오고 그 느낌이란 시골의 깊은 우물속에서 건져올린 수박을

     한 여름밤에 맛있게 먹는것 같은 느낌이랄까.

 

          \"오늘 무슨 훈련하는가 봐요?\"

          \"예 그런가 봅니다.\'

 

     채널을 돌리다가 음악프로를 보니까  모 가수의 아름다운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온다.

     남녀가 바닷가에서 서로 놀다가 남자가 여자의 어깨에 기대여 잠드는 화면이다.

     사랑하는 연인들이라면 자연스럽게 하는 스킨쉽이고 그러고 보니 나는 예전에 모르는

     여인의 어깨에 잠든적이 있었다.

 

     군인시절 근무지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부대로 한참동안 들어가고 있을때

     이른 아침 시간에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지 나중에 깨어보니 맨 뒷 좌석에서

     내가 어떤 아가씨의 어깨에 기대여 잠든것을 알고는 얼마나 미안한지 고개를 돌렸다.

     마침 버스안에는 나와 그녀 둘밖에 없었는데 피곤해하는 내 모습을 알았을까 어깨를

     빌려준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했다.

     생각해보면 예전에 나도 버스를 타고 갈때 맨 뒷 좌석에 앉아 있으면 어떤 여인이

     깊이 잠들면 자신도 모르게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을때 싫다는 생각보다는 단 몇분이라도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편안하게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어깨를 빼지 않았던적이

     있는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안에서 어떤 연인을 보니까 남자가 여자의 어깨에 기대여 잠든

     모습을 보면서 어느 시인의 글귀가 생각났다.

 

        \"세상을 살다가 힘이들고 마음이 허전할때 작은 어깨지만

         그 사람 어꺠에 기댔으면 좋겠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밤에 잠깐 일어나 나오면 밤 하늘에는 별들이 수 없이 빛나는

     오른쪽 하늘을 보면 견우 직녀가 만난다는 별들의 무리 은하수까지 바라보면서

     나중에 내가 성장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 내 어깨에 기대게 한 다음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뜨거운 내 마음을 이야기하면 좋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이제는

     시골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면 그때 그 시절 나에게 친구가 되어주었던 그들은 없다.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그들을 바라보니 그때까지도 잠들었는지 그들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