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살면서 참 여러 가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데 그중에 하나가 먹어도 먹어도
떨어지지 않은 김치,, 또는 퍼도 퍼도 넘쳐나는 쌀통. 쌀 나무도 좋다
그리고 마법의 닭이 매일매일 낳아주는 달걀,
라면회사에서 대주는 넘쳐나는 라면 등등.. .내가 꿈꾸는 일상중 하나다,
아마도 그만큼 조금은 한국보다 살기가 빡빡하면서 손쉽게 한국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탓일 것이다
특히 그중에 김치는 정말 간절하다 한국 같으면 친정엄마가 담궈 주는 김치를 먹거나
쉽게 사면 그만일 일이지만 호주는 그 사정이 전혀 다르다.
만든 김치를 매번 사서 먹기는 약간 부담이고 김치 냉장고가 없는 형편에
많은 양을 담그기도 또 한다 해도 실제 경험이 많지 않은 내가 혼자 담글 재간도 없다,
,그러다 보니 방심하면 김치가 떨어져 몇날 며칠을 김치대신 단무지나 무생채로
대신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해서 2포기 정도 담그는 김치는 익기도전에 먹어버리기 때문에
김치 요리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가끔씩 익은 김치가 생기면
그야말로 해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엄청나다,,,
김치를 쫑쫑 썰어 기름에 들들 볶다가 남은 김치 국물과 물을 약간 넣고 보글보글 끓인다.
우리 집은 김치양이 적으니까 대신 양파나 파 등을 넉넉하게 넣어주고 두부를 넣어주면
시원하고 맛있는 초 간단 김치찌개 완성,,,
거기에 참치를 넣으면 참치찌개고 햄을 넣으면 부대찌개고,,,
김치는 없고 신 김치 국물만 남아 있으면 이번엔 부침개다.. 대신 부추나 갖은 야채를
넣어주면 맛은 김치전이면서 따지자면 사실은 야채전이다ㅋㅋㅋ
김치에 오뎅을 넣고 볶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한 끼 메뉴로 훌륭하고 김치에 오징어와 매운 고추를 넣고 달달 볶다가 전분을 살짝 풀어 주면 매콤 아삭한 오징어 김치 덮밥.
그리고 역시 라면에 김치를 빼놓을 수 없지..,
거기에 돼지고기 김치 두루치기나 두부김치,,김치만두 누구나 손쉽게 하는 김치 볶음밥까지,,,
김치가 이렇게 소중한지 누군들 알았을까,,,갑자기 이런 노래가 생각난다...
[김치 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그러니 반찬 투정하지 말고 잘 익은 김치 하나라도 있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들
하시길 바란다.
며칠 전 용기 내어 깍두기를 담궜다
익힐 생각으로 밖에 두었다가 3일정도 지난 후 열어본 깍두기에는 하얗게
눈이 내려 앉아 있다
또 실패다
분명 소금에 잘 절였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남들에게는 참 쉽다는 일이
내겐 어렵기만 하다
냉장고에서 숨 쉬고 있는 약간의 김치도 이제 내일이면 바닥난다.
정말 김치 전쟁이다
여하튼 호주날씨가 좀 더 추워지면 푹 익은 김치에
꽁치 캔과 매운고추 듬뿍 넣고
뚝배기에
끓여먹을테다 캬! 생각만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