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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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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늦잠


BY 그대향기 2012-12-04

 

 

우리는 매주 쉬지를 못한다.

양로원의 할머니들 보살피는 일 때문에

일반 직장인들처럼 매주일 쉬지않고

직원끼리 격주로 평일에 쉬는데 오늘이 그 날이다.

일하다가 생각할 때는 휴일만 되면 해가 중천에 떠 오를 때까지

늦잠을 푹 자야지...단단히 벼른다.

매일매일 새벽부터 시작되는 일과다보니

늦잠에 대한 미련이 늘 있는 편이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새벽에 따끈한 돌친대를 빠져 나오는 일이

마치 고문처럼 괴롭다.

 

그런데 정작 휴일인 그날이 오면 으이구.....

다른 날 보다 더 일찍 눈이 떠 진다.

사람 습관이란게 참  무섭다.

어젯밤에는 남편하고 이런저런 이야길 하느라

새벽 1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쉬니까 느긋하게 놀자는 심리적 여유도 있었고...

새로 산 침대매트가 너무 포근해서

오히려 금방 잠을 못 자고 몸을 굴리며 그 포근함을 즐기다보니

흐미야~~

벌써 새벽 두시가 넘었잖아~~!!

 

댓잎이 은은하게 비치는 창호지 취침등을 밝혀두고

잠을 자려는데 눈만 더 말똥말똥

남편은 외화를 더 보고자겠다며 거실로 나가더니

불러도 대답이 없는 걸 보니 쇼파에서 잠이 들었나 보다.

남편을 두고 독수공방을 하게 생겼네.

스카이라이프를 떼 버릴까???ㅋㅋㅋㅋ

남편의 외화감상은 내가 버벅거리며 컴퓨터의 자판에

중독된거보다 더 중증이다.

감명깊게 본 영화는 거의 5번을 넘게 재감상을 하는 편이다.

나는 한번 보고나면 그 뒷 이야기가 시시해서 안 보게 되더만.

 

좌우지간에~`

늦잠을 잘 수 있는 유일한 날인 휴일에 꼭두새벽에 일어나

새벽기도도 착실하게 잘 다녀왔고

오늘 부칠  택배 4박스도 일찌감치 포장해서 창고에 갖다 뒀다.

남편은 늦은 영화감상으로 아직 쇼파에서 숙면중이다.

아는 분이 자기 집이 좁아서 못 들어 간다며 선물받은 쇼파다.

물 건너 온 이 쇼파는 일반 싱글침대보다 더 넓고 길고 편하다.

애들도 집에오면  누구라도 거실 쇼파에서 잠을 잔다.

각자 방에   침대들 다 놔 두고.

아늑하게 사람을   감싸 주는 듯한 이 쇼파는 잠을 부르는 쇼파다.

 

남편을 깨울까 말까?

내가 일찍 일어났다고 약오르는 것은 아닌데

심.........심.........하.........다.

빈방에서 말린 고구마 빼뜨기와 사과칲을

우물우물 얼나나 씹어 먹었는지..

건조기가 없어도 따뜻한 방에 종이호일을 깔아두고

삶은 고구마와 껍질 채 씻은 사과를 납작납작 썰어

하나씩 하나씩 얇게 펴 두고 한번씩 뒤집어 주면 아주 잘 마른다.

간식용으로 아주 그저그만이다.

 

영암산 대봉이도 한개 꿀꺽했고

이만하면 아침과일은 됐고

어제 저녁에 말아 둔 참치김밥으로 아침을 떼우면 되겠다.

아니면 냉장고에 있는 현미떡을 전자렌지에 돌리던지...

휴일 아침에 먹을 거 걱정없고

나가도 춥지 않을 정도로 입을 옷 걱정없고

타고 나갈 중고 승용차까지 있으니

평수 너른 아파트도 안 부럽고 재벌총수도 안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