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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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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찢어진다는 건....


BY 시냇물 2012-10-09

 

지난 금요일 수술 후 어제 처음으로 드레싱을 했다 한다

일요일 밤 12시부터 금식을 한 후 그 어린 게 또 수면마취를

하고 드레싱을 받았다고 한다

 

매일매일 금식에, 수면마취에, 주사에 어린 손녀의 몸은

어느새 온통 상처 투성이가 되었다

상처 치료가 얼마나 아프기에 수면마취까지 하여야 하는지....

 

한창 잘 먹고 부쩍부쩍 커야 하는데 금식이 왠말이며

수면마취는 또 무엇인가?

 

딸램이 집에 잠깐 다녀와야 한다며 손녀를 부탁하여

병실에서 손녀와 함께 있었다

 

사위와 딸램이 있을 때만 해도 울지는 않았는데

엄마, 아빠가 한꺼번에 나가서인지

손녀가 새울음소리처럼 연약한 소리로 울었다

 

아침에 8시에 드레싱 받으러 들어가서 9시에 나왔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또 상처는 얼마나 아플까?

 

아직 말도 못하는 어린 손녀는 얼마나 아프면

\"아퍼,아퍼\"하면서 울어 어찌나 안쓰러운지

보는 나도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나왔다

 

말도 못하니 그 고통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발을 마주 비비며 버둥거리니 그건 아픔의 절실한

호소였다

 

피부 떼어낸 곳에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아

소변줄이 끼어 있는데다

엉덩이에도 잔뜩 붕대를 감고 있는지라

안아 주기엔 너무나도 조심스럽기만 하였다

 

혹시라도 안아주다가 상처를 누르진 않을까?

소변줄이 빠지지는 않을까?

혼자서 진땀을 흘리며 손녀를 달래 보려 해도

울음을 그치질 않았다

 

 

할수 없이 조심스레 침대에서 손녀를 안아 올려

왼쪽 어깨에 기대고 한손으로는 손녀의 왼쪽 다리를

받치고 오른손으로는 손녀 등을 토닥거리며

내가 집에서 업고 재워 줄 때 불러주던

\"꼬꼬닭아 우지 마라

멍멍개도 짖지 마라\"는 자장가를 들려 주었다

 

아직 어릴지라도 고통에 대한 기억은 있을터

손녀의 마음에 혹시라도 맺혀 있을지 모르는 그 상처를

내가 다독여서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어

손녀에게 미안함을 얘길 했다

 

\"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너의 그 고통을 이 할미에게 다 다오

아프지 말고, 고통스럽지 않게 상처 잘 아물게 기도하마\"

 

 

자세가 불편하니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지만

조금씩 진정이 되며 숨소리가 고르게 들리는

손녀를 보니 잠이 들때까지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손녀의 고통에 비하면

잠시의 내 허리 아픈 것쯤이 대수랴....

 

잠이 깊이 든듯하여 조심스레 침대에 눕히니

다행히 깨지 않고 편안히 잠을 잔다

 

자는 동안엔 그래도 고통을 잊을 수 있으니

잠이라도 많이 잤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가슴이 아프다는 건 이런 거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

 

손녀를 보면 내 가슴이 뻐근하게 아프고 쑤시며

눈물은 쉴새없이 흘러 나왔다

 

 

딸램이 병실에 없을 때라 다행이었다

손녀 앞에서 울지 말라고 내가 딸램을 다독였는데....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귓가에서는 손녀의 그

\"아퍼 아퍼\"하던 울음소리가 쟁쟁하여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어 한 술도 뜨지 못한 채 

냉장고에 있던 술만 한 잔 마셨다

 

 

남편에게 병원 다녀온 얘기를 하는데 어디서

그 많은 눈물이 내 몸속에 숨어 있었는지

하염없이 흘러 내린다 

 

 

손녀의 그 고통을 내가 어찌해 줄 수 없다는 무력감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