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박~~~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내 손은 물에 젖어 있었고 철수세미가 들려져 있었다.
철은 전기가 통한다는 금속이 아니던가~
도대체 어디에 뭐가 있었던거야?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놀랄 틈도 없었다.
비명은 터져 나오지도 못하고 목구멍 안에서만 꿀꺼덕.
아득했던 정신을 얼른 수습하고
고개를 위로 들어 봤다.
낮에 주방 환풍기를 교체한다고 떼 놓은 자리에
전원이 들어가 있는 피복 벗겨진 전선이 노출된 모양으로 그냥 있다.
주방 천장의 스텐 환풍기 부근의 묵은 기름을 벗긴다고
가스테이블 위에 올라서서 철수세미로 닦은게 화근이었다.
철수세미를 들고 닦다가 나도 모르게 그 전선줄에 손이 닿은거였다.
순간적으로 스파크가 파박~~
하고 소리도 끔찍하게 났고 난 눈을 감았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아직은 하나님 곁에 갈 나이는 아닌가 보다.
잠시잠깐 찌릿하고 말았다.
옆에서 다른 볼일을 보던 남편이 놀라 달려왔다.
남편 친구가 얼른 전원을 빼고 괜찮냐며 놀란다.
그러게 피복까지 벗겨두고 전원을 왜 넣어뒀냐고~~
환풍기를 떼 놓았으니 당연히 전원이 나가 있는 줄로만 알고
겁도 없이 물 묻은 손으로 철수세미를 들고 청솔 했지~~
오늘따라 고무장갑도 안 낀 맨손으로다가.
죽으려면 별일 아닌 일에도 죽는다더니 ...........
어줍잖게 철수세미들고 죽을 뻔했지뭔가~~!!
나 오늘로 생일 다시 정해야겠다.
철수세미들고 죽었더라면 산재에 속하는가?
그럼 우리 남편 새장가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말로는 백번천번이라도 나 죽으면 자기도 따라 죽는다던데
정말 내가 먼저 죽고나면 처녀 장가 간다고 선보러 다니지 싶다.
억울해서라도 전기하고 싸워서 이겨야 한다.
나 오늘 전기한테 이긴거 맞쪄~~`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