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눈물이 좀 흔했던 난 나이 사십이 넘어섰는데도 드라마나 사극을 보면 화장지를 옆에 달고 산다. 그것도 집중을 하고 푸욱 빠져있어야 감정이 이입되지.. 정신없이 이일저일 하다가는 영 아닌데. 또 tv를 보다가 딴생각에 빠지면 이것도 영 아니다. 얼마전 오작교형제들을 했었다. 슬픈 대목, 우는 장면들이 꽤 나왔다. 우리 막내아들은 \"워메, 엄마 또 수도꼭지 틀게 생겼네. 아빠 아빠, 휴지 휴지.\" 그러면서 바로 옆에 휴지를 가져다 놓는다. 난 \" 땡큐, 아들.\" 하면서 열중해 본다. 보는 동안내내 이놈의 눈물은 왜 그리도 줄줄 새는지. 창피했던 적도 있었다. 그건 옛날이야기. 이 나이에 그게 무슨 챙피랴. 한번은 시댁에 가 있을때 주말이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오작교가 시작을 했다. 그런데 시부모님 앞에선 좀 챙피하더라구요. 애써 참고 있는데 아 글쎄 울아들놈이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다 이르더라니까요. 난 도저히 보질 못하고 일어섰다. 두분이서 얼마나 웃으시던지. 어머님께서 \" 엄마가 울면 너는 어떡해 하니?\" 아들놈에게 물으시는 거였다. 울아들은 곧이 고대로 \"그야 얼른 휴지 한 통을 엄마한테 갖다놓죠.\" 하더라. 얼마나 어이없고 창피하던지. 그리고 바로 얼마전 해를 품은 달은 아주 대형폭포였다. 더군다나 19회, 20회는 화장지에서 물이 짜질 정도였다. 보니깐 김수훤 왕도 울보더라구요. 참 머시마가 잘도 울더군요. 감탄했습니다. 보는 동안 정말 계속 울었다. 막내놈이랑 남편은 \"엄마 또 운다. 훌쩍 훌쩍, 어이 어이.\" 하면서 부채질에 놀려댄다. 그래도 줄줄 새는 걸 어떡해. 사극이 끝난 후에도 눈물이 가시지 않아 혼났다. 근데 그거 아세요? 눈물이 이리 많은데도 안구건조증이라네요. 참 아이러니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