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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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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힘내자!!


BY 시냇물 2012-03-21

 

큰딸램의 아이(외손녀)를 맡아 키운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출산휴가만 겨우 지내고는 아직 붓기도 채 빠지지 않은 몸으로

직장에 복귀하느라 내가 외손녀를 돌보게 된 것이다

 

지난 2년 여 계약직을 야무지게 잘 해 낸건 정규직 전환의

희망이 있어서였다

5월이면 그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는데 출산휴가중인 아이를

빨리 나오라구 할 땐 언제구

막상 정규직 전환시기가 되니 이건 영 이야기가 달라진다

노동법상으론 분명히 2년후엔 정규직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는데...

 

그것도 대기업에 속하는 회사에서 아주 얄팍한 편법을 쓰면서

다시 계약직 2년을 더 하면 그때 정규직 전환을 시켜 주겠다는 거다

그것도 무슨 큰 시혜나 베풀듯이....

원래 노동법상 같은 직종으로 계약직을 계속할 수는 없는데

회사에서는 노동청에 신고 안하리라 믿고 너에게 이런 제안을

한다면서 똑같은 업무를 다시 2년을 더 하는 게 너한테도

좋을거라는 얘길 했다 한다

 

정규직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가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아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모멸감에 표정관리가 안 되었다는

얘기를 딸램에게 들으니 나도 화가 났다

 

이런 편법까지 써가면서 계약직을 이용하는 대기업의 행태가

너무나 뻔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으며

이런 게 계약직의 설움인가 싶었다

뭐, 어디 내놓아도 빠질 이유도 없고, 일에서나 삶에서나

똑부러지는 아이인지라 2년의 평가에서도 올A를 받아

그들로서는 정규직 전환을 안 할 이유가 없는데

단지 자기들 회사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한다길래 정말이지 속이 부글거렸다

 

 

TO가 없는 것도 아니고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이 그만 두는 자리도 있는데 그 업무는 인계 받으라

하면서 그 자리엔 또 다시 계약직을 쓴다니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다

 

딸램은 나름대로 정규직 전환에 대비하여 직장 다닐 준비를

미리 하느라고 아이도 내게 맡기기로 결정을 한 것인데....

 

 

사위와 의논을 하니 이참에 그만두고 외손녀 돌때까지라도

아이를 좀 키우고 둘이 장사를 해보자고 한단다

그 얘길 들으니 덜컥 걱정부터 앞선다

 

아직 젊으니 도전을 해보는 건 좋은데 막상 장사를 한다는 게

어디 그리 말처럼 쉬운 일인가 싶어 나 역시 마음이 편칠 않다

 

딸램도 속이 많이 상한지 잠이 다 안 온다며 오늘도 계약기간까지의

근무를 위해 출근을 했다

 

 

대기업들은 계약직 제도를 너무나도 악용을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계약직 직원은 쓰다 아쉬울 것 없이 쉽게 내버리는 일회용이라는

말인지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