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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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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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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서 (3)


BY 들꽃 2012-03-20

남정네는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오던길을 되돌가고 대문이 열리고 아낙네

둘이서 새색씨을 부액해 들어갔다 마루에는 작은 소반에 냉수 한 대접과  청.홍실이

 걸려있는 초례상 놓여있고 아낙네는 새색씨을 초례상 앞으로 데리고 갔다   

신부 이배 신랑 일배 신부 이배 신랑 일배  간략한 혼인식이 끝나고  신부을

건너방에 앉혀놓고  아낙네는  초례상을  치우고 대문을 나선다

감실댁은  제종숙모 옆에 누어서나 잠이 오지 않았다 새 사람이 어떻게 생겨는지 맘씨는

고운지 .아기라도 생기면 얼마나 유세을 불릴까 생각하니 벌써 부터 가슴이 답답하다

\"질부야 안자나 그리 맴을씨면  몸 상하니라 \"

집이 조용할라카머 질부가 맴을 잘 쓰얄기다\"

\"예 아지맴 \" 

길고긴 밤이 지나고 창살에 부연빛이 들자 감실댁은 가만히 방을 나와서 집으로 향했다  

골목길을 들어서자 집 굴떡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고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부엌에서 그녀가 나와 감실댁 앞에와 다소곳이  머리을 숙인다

\"벌써 왜 나왔는가  들어가세\"

감실댁이 안방에 들어와  앉자 그녀는  큰절을 올리고 옆으로  앉으며 조용히 입을 연다  

\"행님 지는 암것도 모리니더 잘 갈차주시소 예

오늘 부텀 바께일은 지가 다 할끼니 행님은 방안일만 하시소

\"아닐세 오늘은 자네가  앉아있게  내가 아침을 지어와 함께  

먹세나  큰상은  채리지 몬해도 밥상이나 한 상 받아야제 \"

한 지붕밑 세 사람의 생활이 시작되고  여름이 지나 어느새 갈걷이가  끝날 무렵

그녀는 달꽃이 없서서나 처녀때도 간혹 있는일이라  별생각없이 지내다  

두달 석달이 되자  아기가 생긴걸 알았다  

그러나 좋기도 하지만 감실댁  보기가 민망해 남편에게 말을 할 수도 없다

다행이  입덧이 심하지 않아서 식구들이 눈치채지 못할뿐 가끔씩

뭘 먹고 싶기도 하고 밥내음이 싫어도  꾹 참고  견디어 내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론  서러움이 밀려온다

정실로 만났다면  남편에게 응석도 부리고 먹고싶은것도 사달라고 졸라볼텐데 ..................

그녀는 도레질을 했다  지금 그녀의 생각이 가당키나한가 친정 아버지의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귀막고    눈감고     입닫고 ......

작년 겨울  매파가 그녀의 집에 와서  부자집에 소실자리가  있는데

딸을 주면 논 다섯마지기을 준다니 이집 따님을보내지 않게느냐  했을때

\" 일없소  내 딸이 어떤 딸인데 굶어 죽어도  가치 죽지 몬 보내니 썩 가시오 가 

하시며 아버지는  역정을 내셨다  

그날 저녁 그녀는  아버지앞에 무릎을 꿁고 앉아서 빌었다

\'아부지예 지하나  고생하머 동상들 배불리게  밥매기이고 아부지도 허리피시고

 사실낀데 와 거절 합니꺼 딴데 시집가모 돈이만이 들끼니께  지을 보내주이소 예 \"

\"..................\"

\"지가 가서 잘 살낌니더  아버지 허락 하이소예\"

\"...............................\"

아버지는  하나뿐이 딸이 가여웠다  부모을 잘 만나서면  좋은 신랑만나  떳떳하게 정실로

시집 갈텐데 혼기가 차도록 시집도 못보내고 이제 남의집 소실로 보내다니  기가 막혀서

부녀는  부둥켜 안고  울고 또 울었다

섣달이 되면서 일손이 분주해진다  차레상에 올릴  유과며 정과. 약과도   만들어야하고 떡국떡 이며

조청도  고아야 하는데 감실댁은 요즘 속이 불편하다  구토가 나고 자꾸만 누울자리만 보였다

그녀에게  일을 다 맡겨놓고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가만히 생각하니 이 달엔 달꽃이 보이질

않아지만 가끔씩 있는 일이라 아기가  생기리라고 생각도 못햇다

그러나 그녀는  눈치를 챗다 감실댁이  밥도 달게 먹지않고 가끔 뒤란에서 구토를 하는걸 보아 

태기가  있는게 분명했다  별식을 해주고 싶어도 산골이라  장도 멀고  해줄 거리가 없어  안타가웠다

감실댁에게 태기가 있는건 그녀로서도 좋았다  씨앗을 보면 돌부처도 돌아앉는다고 했는데

삼신할미가 그녀가  아기을 가지니  심통이나서 감실댁 한테도 아기을  보내시가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