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이 아는 사람 중에 암에 걸린 남자분이 있었단다.
진단 결과 말기 암이라고 했다.
여러 군데 펴져 있어서 많이 살아야 삼 개월에서 육 개월.
그 남자는 망치로 머리를 쾅 맞은 듯 비틀거리며 병원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남자는 죽음을 기다리는 삶이 너무 두렵고 끔찍해서 자살을 하려고 소양강댐으로 갔다.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무섭긴 마찬가지.
“그래, 어차피 죽은 목숨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가서 소리 지르며 실컷 울기라도 해야겠다.”
남자는 일인용 텐트와 쌀 한 봉지와 된장과 고추장만 들고
소양강 줄기인 청평사가 있는 깊은 계곡으로 들어갔다.
계곡 옆에 텐트를 치니 참 막막하고 비참했지만 어쩌겠는가? 죽을 운명이라는데...
울다가 소리 지르다가 이틀을 보내니 아직 산 몸뚱이라 배가 고팠다.
계곡물에 쌀을 씻고 찬거리가 없어 계곡 옆으로 산나물이 보이기에 뜯어서 된장 찍어 먹고,
그렇게 삼 개월이면 죽겠지 했더니 일 년이 흐르고,
삼년이 흘렀는데도 기다리던 죽음은 소식도 없고,
아픈 곳이 가뿐해지더니 살도 뿌옇게 오르기까지?
“거 참! 이상하네, 왜 안 죽지?”
고개를 갸웃, 몸을 흔들며 산을 내려와 병원에 갔더니
이 남자를 진찰한 의사선생님이 남자를 보자마자 귀신인줄 알고 뒤로 자빠졌단다.
검사결과 암이란 암은 자취를 감추고 정상적인 건강한 몸이 되어있더란다.
옛날부터 들은 말인데 세상에 병을 만들 때, 치유할 수 있는 자연도 함께 만들었단다.
그걸 인간이 발견을 못할 뿐이지.
들판에 잡초들도 어떤 병엔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땅속에서 흘러나오는 물도 그렇고,
맑은 공기와 나무의 기운에도 기적은 포함되어 있다.
막내이모에게도 기적이 만들어지길 바라며
외삼촌은 그 남자 이야기를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