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아니 엊저녁부터 가을비가 추적거리더니
오늘도 비가 오락가락 하면서 마음까지 가라앉게 만드는 듯 하다
이제 출산일이 임박한 큰딸램에게 금욜에 다녀왔는데 병원에서
하루에 3시간 정도 많이 걸으랬다길래
둘이서 동네 공원을 쉬엄쉬엄 걸으며 이런저런 얘길
나누니 오붓하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큰딸램이 사주는 두부전골을 5시쯤 이른 저녁으로 둘이서
맛있게 먹었다
며칠동안 속이 아파 고생했는데 딸램이 사주니 더 맛있는 것 같아
꼭꼭 씹어가며 잘 먹었다
내가 사주어야 하는데 거기까지 온 나를 대접하겠다나.....
딸램의 배웅을 받으며 막 집에 들어섰는데 전화가 왔다
\"엄마, 나 이슬이 비쳤어요 어떡해요 겁나요\"
하길래
\"겁낼 거 없어 마음 편히 먹고 진통이 오는지 주의깊게
살펴 보면서 기다려 봐 무슨 일 있음 빨리 전화하구!\"
하고 안심을 시켰다
그렇게 3일이나 지났는데 큰딸램에게선 아무 소식이 없다
아직 뜸을 들이는건가?
이제나 저제나 소식 오기만을 기다리다 남편이
제주 큰시누님과 통화를 해보니 지금 요양병원에 계신
시어머니께서 이제는 식사도 못 하시고, 링겔도 뺐다며
아무래도 집으로 모셔야 할 것 같다는 얘길 하신다
집에서 임종을 해야 한다며.....
지금 제주엔 감귤 수확이 한창이라 눈코뜰새 없이 바빠
이번 주 중으로 어머님을 집으로 모신다고 한다
그럼 우리가 내려가 어머님을 보살펴야 하는데
아직 딸램의 출산도 못 본 상황이라 마음이 복잡해진다
이런 것이 인생사인지
말 그대로 딸램도 오늘,낼
시어머님도 오늘, 낼 오늘, 낼 하시니.....
이번 주 일욜엔 친정 어머니 생신도 있고, 월욜엔 시아버지 제사도
있어 참으로 인생사 다양하기도 하다
우선 비행기표가 예약 되는대로 제주에 내려가 상황에 따르는 게
순서일 것 같다
딸램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많은 이들의 축복을 받을 수 있으니 우선 일 치루고 돌아와서
들여다 봐야지
그렇게도 큰딸램의 출산을 기다렸건만 인생사 내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