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한잠도 못자고 차에 올랐더니 모두들 뜬눈으로 밤을 세운 얼굴들이었다 .
쏟아지는 빗길을 달려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날마다 비가 내리는
한국의 날씨처럼 혹시 그곳에서 비라도 내린다면 호텔방에서 날짜만 보내게 될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어서 현지에는 비가 안와야 할텐데 라는 혼잣말을 어느새 듣고선
옆에있던 영희언니가 큰소리를 치신다 . 절대로 안올거라고 ~~~~ㅎㅎㅎ
9시 30분쯤 청도 공항에 내리니 날씨는 화창했다 .
점심을 먹고 태산이 있다는 태안시로 이동을 하는데 장장 6시간 이란다 . 꺅 .....
갈길이 태산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볼때 끝없이 이어지던 중국 대륙땅을 버스로
달리자니 끝없이 이어지는 옥수수 벌판들과 키가 큰 미루나무들 뿐이었다 .
전날 밤을 세운데다 비행기와 버스에 시달리자니 소주한잔 때려야 한단다 .
부회장님이 사주신 미적지근하게 데워진 소주를 잘들도 마신다 . 하하하 ....
한국 같았으면 미지근 하다고 퉁박을 줬을터인데 중국도착 몇시간 만에 적응력은
대단하다 .마시고 나니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가도가도 휴게소가 없다 . 햐아~~~
어찌어찌 찿아낸 주유소 화장실이 크아~~카센터에 오일 가는곳 처럼 중간이 움푹
파여져 있고 걍... 한꺼번에 우르르 들어가서 앞사람의 등을 쳐다보며 일렬로
시원하게 쏴야한단다. 그림좋다~~~
태안은 한적한 시골이라 그런지 무질서가 판을쳤다 .
차도로 자전거가 지나 다니고 사람들은 무단횡단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
차선도 없고 유턴이나 역주행도 서슴지 않았다 .아저씨들은 윗통을 벗고 예사로
지나 다녔는데 ㅋㅋㅋ 근육질은 별로 없었다 . 랄랄라~~아야~~~요렇게 부른다 .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따라하니 재밌다 .밤에 야시장에서 칭따오 맥주 12병과 안주
2접시를 140위엔을 주고 사먹었는데 맥주도 역시 한국 맥주가 최고인것 같았다 .
나...... 갑자기 애국자가 된거같다 .
다음날 버스로 50분을 달려 태산입구에 도착했는데 ...... 걸어서 올라간다 . 로 잡혀
있던 일정 이었는데 전날 무리한 탔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
의견 수렴을 해보니 다들 찬성이었다 .ㅎㅎㅎ 다들 피곤해서 걱정이 태산 이었단다 .
아마도 태산 탔인줄로 아뢰오 ~~~ㅎ... 사실은 계단이 대략 7400계단이란다 .
태산 . 화산 . 형산 . 황산 . 숭산은 중국의 오악이다 .
그중에도 태산은 중국의 황제들이 하늘의 신에게 봉선의식을 올리던 곳이라
신성시 되던 곳이었고 세계 유네스코에 자연유산으로 등재 되어 있는곳이라 기대
만빵 이었다 . 얼마전 샨샤가 쓴 측전무후를 읽었을때 황제가 봉선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비빈들과 병사들을 거느리고 가는 거대한 행렬장면을 떠올려 보았다 .
케이블카에서 내려 옥황정을 오르는데 사람들이 커다란 장작개비 같은것을 들고
가고있었다 . 그것은 향이었다 . 정상에 올라 향을 사르고 제단을 향해 저마다 빌고
있었다 . 무수한 열쇠들이 걸려 있었고 찜통 같은 날씨에 장작만한 향들은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과 함께 계속해서 불살라지고 있었다 . 태산 1545m 는 우리나라에도
흔히 볼수있는 보통의 산이었다 . 그러나 우리가 가보고 싶어 했던건 아마도 우리의
일상에 우리의 마음에 너무나 자주 또 너무나 흔하게 접해서 어떤 산일까 ? 하는
궁금증을 유발한건 아닐까 ?? 예를 들자면 \" 태산이 높다하되 ....\" 라는 시조부터
티끌모아 태산이다 . 갈수록 태산이다 . 걱정이 태산이다 .등등 의 말들로 많이
쓰여지다 보니 대체 어떤 산이길레 ?? 하는 궁금증과 함께 신비로운 산처럼 여겨져서
더 가보고 싶었으리라 .중국인들은 자기들의 역사이자 삶이니 당연히 궁금하고
가보고 싶었을 것이다 .
하산을 해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부산꼼장어 집에서 막걸리에 소주를 비벼 먹고나니
피곤한 몸을 쉬라고 별 다섯개 짜리 오성급 호텔인 힐튼호텔을 배정해 주었다 .
타국에서 잠이오면 이상한 일일 테다 . 모여라 ~~~독한 중국술과 칭다오 맥주를
먹다가 잠이 들었다 . 중국에서 조 태산이 작업을 했어야 하는건데 술이 웬수다 ㅎㅎ
별이 다섯개면 뭐혀어~~
셋째날 ..... 청도시 용산로 26호에 있는 영빈관을 보러 갔다 .
독일인이 16년동안 강제로 점령해 있으면서 지었다는 궁궐은 독일인 건축가가
4년에 걸쳐서 지었다는데 독일풍과 청도풍의 건축양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서인지 지금까지도 촌스럽지 않고 우아한 멋이 있었다 . 등갓과 벽난로 수정
벽거울 청색의 타일등이 아름다웠고 1876년에 독일에서 생산 되었다는 피아노가
아직도 그대로 있었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나 모서리 어디에도 낡고 부서진
곳이 없이 튼튼한 것이 백년이 넘은 건물이라 믿기지 않을만큼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아마도 지구 최후의날 까지도 건재할것 같았다 .1914년 11월 일본과 독일이
싸워 일본이 승리하자 일본군은 이건물을 일본의 청도주재 수비군 사령관의 거처로
사용하다가 1922년 12월 중국이 주권을 회수한 다음 청도시장의 관아로 이용
하다가 현재는 관광 자원화를 시켰다는데 이점에서 우리와는 다르다는걸 느꼈다 .
우리라면 우리를 지배했던 자들의 잔재물이니 당장 때려 부수어 티끌한점 안남겼을것
같은데 그들은 그것을 두고 보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후세에게 외국의
지배를 받지말라는 따끔한 가르침까지 함께 주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곳을 나와 ...... 구찌. 프라다 . 샤넬 .등등등이 있는 짝퉁 시장을 갔다 .
구찌는 200원 . 샤넬은 250원 . 프라다 180원 ㅎㅎㅎ 좋다 .
그런데 어째 풍물시장표 하고 비슷혀 ~~250원 짜리 구찌 하나 사왔다 .
딸 것도 하나 사올까 하다가 안샀더니 잘했다 .집에와서 자랑했다가 딱 봐도
짜비라고 망신만 당했다 .ㅋㅋㅋ 이담에 진짜 프라다 하나 사준단다 . 크아~~~
그렇게 웃고 즐기다가 청도 공항으로 돌아와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에 앉았는데
어허라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 천둥번개도 치고 우리가 돌아갈 비행기가
30분후에 이륙해야 하는데 낭패였다 . 잠시후 ..... 관제탑에서 번개 때문에 이륙을
못시키니 기다리란다 . 1시간 ...... 1시간 30분 ...... 모두들 피로한 기색이다 .
\" 우리 이러다 공항 거지 되는거 아니예요?\" .하는 내말에 황이사님 씨익 웃기만
한다 .할수없다 걍 ~~~기다릴수는 없으니 한잔들 하자는데 소주가 9.000원 신라면
한그릇에 9.000원 이란다 . 허억 ~~~소주11병에 라면 3개가 126.000원이란다 .
드디어 비가 그치고 10가 넘어서 비행을 시작하고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짐을찿고
나오니 꺅 ..... 석규옵빠다 . 소주. 맥주 . 씨원하게 데워놓고 우리를 기다리신다 .
맥주 한잔씩 나누어 먹고 돌아오는 길에 24시 횟집에서 간단하게 4시30분까지
한잔 더했다 .피로해서 다 귀찮은데 내몸이라고 내맘데로 하지는 못한다 . 휴...
집으로 돌아오니 새벽 6시 햐.... 오~올 ..... 나이트를 언제 해봤더라 ??
이제서야 주섬주섬 정신을 차리고 2박 3일의 여행기와 예산보고서를
작성 하면서 체력 좋을때 한번더 갑시다 . 상태 안좋으면 못 노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