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손녀들이 놀러 왔습니다.
그런데 케익을 한개 사들고 왔더군요
무슨 일인가 궁금했는데, 시현이가 케익의 비밀을 터뜨렸습니다.
\"할머니, 오늘 이현이 언니 생리기념파티 할려고 엄마가 케익을 사왔어요\"
나는 이현이 생일이라는줄 알고 깜짝 놀랬습니다.(손녀생일을 잊은 줄 알고)
그러나 순간 이현이 생일은 1월18일 지금은 8월이니 해당이 없습니다.
다시 들어보니 \'생리 기념일\'이라는겁니다.
오늘 드디어 이현이가 처음으로 생리가 시작된 날이라는군요 깜짝 놀랬습니다.
간혹 원시인들이 딸이 생리를 하면 축제를 벌이는 장면을 영화에서 본적은 있지만...이럴수가!
이현이는 즈문동이이니 지금 12살입니다.
나는 중3 겨울방학때 첫 생리를 했으니 그때 16세였습니다
지금 내 손녀는 12세에 생리를 시작하니 개인차가 있겠지만 훨씬 빨라진 것 같습니다.
유태인들이 12세에 성인식을 하는 이유도 생각이 납니다.
케잌에 불을 켜고 할아버지 할머니 이현이네 식구가 모여서 생리 축하를 해주었습니다.
축하기도는 할머니가 하라고 하더군요
\"이제 우리 이현이가 어린이에서 여인이 되었으니
더욱 몸 간수를 잘 하고 아름답게 성숙해 갈 수 있도록\" 축복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나와 남편은 어색하고 이상합니다.
우리때는 누가 알까봐 부끄러워하고 숨기던 일인데
이제는 이렇게 자녀교육을 시키는가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때는 아무도 몰래 숨어서 생리대를 빨고
삶아서 널어서 말린 생리대를 감춰두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요즘은 생리대가 그 많은 사람들에게 대롱대롱 판매대에 매달려
그곳을 지날려면 민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편리하기 이를데 없고 생리대 빨 걱정도 없습니다.
생리한다고 신경질 피워도 다 받아주는 세월입니다.
시현이가(시현이는 초딩 2학년) 뭐라는지 아세요?
\"요즘 불임인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 언니는 이제 임신도 할 수 있으니 참 좋겠다. 부럽다
나도 빨리 생리를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는겁니다.
너무 기가 막혀서 며느리에게
아니 시현이가 어디서 이런 말을 다 배웠느냐고 했더니 자기도 신기하단다.
어쩜 그리도 잘 아는지 모르겠다고 난 에미가 가르친줄 알았는데...그게 아닌 모양이다.
잠시후 아무래도 낯 뜨겁고 불안해서
시현이에게 \" 시현아, 언니 생리한다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면 안된다.
이건 우리 가족만 알고 넘길 일이거든?\" 했더니
\"할머니, 염려 마세요. 제가 눈치도 없는 사람인줄 아세요?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말 안해요\" 라고 했습니다.
온가족이 배꼽이 날라가는 줄 알았습니다.
케익을 같이 먹고 기도하고 박수 쳐주었지만 아직도 공연히 내 얼굴이 붉어집니다.
이런 축하 당해 보셨나요. 이런 축하 해 보셨나요?
세상 참 희안해졌습니다 내가 너무 구식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