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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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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에.


BY lala47 2011-08-09

날이면 날마다 같을 수는 없었다.

어느 날은 절망의 늪이고 어느 날은 희망의 끈이 보이는듯 했다.

돈이 되지 않는 소설을 계속 쓸것인가 하는 회의에 접어드는 날에는 시나리오 교본을 들고 앉기도 한다.

돈문제에 무관할수 없음을 슬프게만 받아들이지 않지만 왠지 쓸쓸함은 사실이다.

김종학 프로덕션과 시앗의 계약기한이 지난달 13일에 마감을 했으니 이제 자유로와졌다.

오년이란 기한동안 시앗을 붙들고 있었던 일은 이해가 되지 않지만 해방되었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이젠 내가 시나리오를 쓸 수도 있다는 말이다.

길은 멀겠지만...

 

교도소에 방문을 신청했지만 수녀님의 전화에 연기하자고 제안을 했다.

가을에 가요..그렇게 말했다.

어두운 이야기에서 당분간 벗어나고 싶어서 일산으로 와서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쉬는 동안에 내가 출판한 책을 읽기로 한다.

뒤돌아 보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라 읽기를 기피하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접하니

시간이 약인지라 이제 아무런 분노도 없이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다.

시간이란 참으로 고마운것이다.

망각이란 인간이 살아갈수 있는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늘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살고 싶다.

끝을 가늠하지 말고 시작이라는 의미만 두려고 한다.

\"넌 언제까지 혼자서 살 작정이냐?\"

걱정스런 아버지의 질문에 무심코 칠십이라고만 대답했다.

그것은 정답이 아니다.

 

\"그렇담 이 다음에 내가 죽으면 언니랑 살 생각이 있는거냐?\"
다음 질문에 씨익 웃는다.

대답이 궁금한 언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본다.

\"난 그럴 생각이 있는데..\"
언니의 말을 들으면서 또다시 씨익 웃고 만다.

아직 정답을 말할 수 없기때문이다.

 

\"넌 병이 나면 어쩔 셈이냐?\"
또다시 아침에 아버지의 질문을 받았다.

병이 나면 자살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내보일 수는 없었다.

보호자가 없는 사람이 병이 나면 비참할 것을 알기때문이다.

 

\"살아 보자구..길이 있겠지.\"

내 말에 언니가 웃는다.

\"난 너의 그 말이 참 기분 좋아.\"

 

오랫만에 전화가 왔다.

\"천둥 번개가 매일 치니까 매일 전화 할수도 없었어.\"

그 말에 웃지 않을수 없었다.

\"그동안 그대 책들을 다 읽었지. 나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에 불과하고 그대의 첫사랑은

따로 있었더군.\"

\"그래서 불만인건가요?\"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불만인것 같은데?\"
\"아니라니깐.\"

\"블만이어도 할수 없지.\"
\"상관없어.\"
\"그럼 그래야지.\"

\"남편에 대해서 참으로 지극 정성이었더군.\"
\"왜라고 생각하지요?\"
\"왜 일찍 놓지 않았나 화가 나더군.\"
\"글쎄..그게 왜였을까..\"
\"알고 있어.\"
\"이유를 말해줄까?\"
\"아니.. 알고 있다니깐.\"

사랑이었다는 말이 입속에서 맴돌았다.

 

\"다음에 작품 완성하면 도움을 요청해도 되지요?\"

\"그래. 그건 얼마든지.\"

\"그때는 힘이 좀 되어 주시지요.\"
\"그러지.\"

그렇게 통화를 끝냈다.

고마운 일이다.

고마운 사람들이 곁에 있음을 감사하면서 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