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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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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을 보내며.


BY lala47 2011-07-30

 

무서운 폭우로 서울이 시끄러웠다.

부자 동네도 피해를 볼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면산의 전원주택을 부러워 했었는데...

 

비 떨어지는 천정을 보며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한방에 갈수 있다면야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

나이가 든다는것은 죽는 일에 용감해진다는 뜻이기도 한것 같다.

겁 나는 것이 없단 말이다.

두고 가는 어떤 것에도 연연하지 않으니 두려움이 없어진다.

두고 가는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의 가족이었던 사람들은 모두 제 짝을 찾아 행복하니 굳이 내가 연연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모두 떠나갔다.

 

아직 성능이 끝나지 않은 내 작업실의 작은 에어콘을 고마워하면서 등에 찬바람을 쐬며

컴퓨터 앞에서의 하루를 보낸다.

의자가 내 체중을 감당하기 버거웠는지 비닐이 찢어지기 시작해서 초록색 테이프를 여기 저기 붙여보았다.

가난한 의자가 되고 말았다.

허기야 가난한 것이 비단 의자뿐이겠는가.

 

방석도 헤지기 시작하더니 찢어진다.

이젠 폐품이 되어야 할것 같다.

깔고 앉는 것에 문제가 생겼다.

내 엉덩이의 힘을 알수 있겠다.

걔네들도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혼자 웃는다.

 

\"엄마는 오지 않았다.\"

소설의 첫귀절이다.

기다림과 그리움과 원망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침 일찍 수녀님의 전화를 받았다.

\"평화방송 틀어봐. 전직 검사가 교도소 이야기로 소설을 썼다는구나.\"

조직폭력배의 이야기로 소설을 쓴 검사의 이야기다.

이번 소설은 수녀님이 적극적인 후원자다.

\"그 아이는 아직도 정신 병동에 있어. 출소하면 모두 내게서 떠나갔는데 그 아이는 달라.\"

\"그래도 픽션이 들어가니까 그런 줄 아세요.\"
\"당연하지.\"

\"수녀님도 등장인물이예요.\"
내 말에 크게 웃으신다.

 

어제는 하루를 쉬기로 하고 김치를 담그고 청소도 했다.

샤워를 하고 돗자리를 깔아놓고 양팔을 벌리고 누워서 휴식의 시간을 즐겨보았다.

혼자라는 것을 실감한다.

아무도 나를 기다리지 않고  어느 누구도  그리워 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칠월을 보내고 있다.

그리움이란 당치도 않다.

정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