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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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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님 가시는 길에(얼마전 올렸던 글입니다 )


BY 오월 2011-01-25

이제야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못 가본 아름다운

길을 떠나신 박완서님의

글을 읽고 올렸던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책 제목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지은이 박완서

 

 

난  무식한 사람이다

그래서 거창한 수식어로 치장 하거나

내가 모르는 전문 서적들은

잘 읽지 않는다

쉽고 편안하고 그러면서도 풋내가 없는

농익은 글들을 좋아한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향기가 배어 나오는 글들

 

박완서님의 책들은 거의 빼놓지 않고 읽었다

그래서 이번 책의 내용들도 거의 다른 책에서

만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요번 책은

 

당신 개인의 이야기만이 아니고 당신이 읽으신

좋은 책들도 중간 중간 삽입 되 있고

여든에 연세임에 사랑하는 지인들을 먼저

떠나 보내는 절절한 애통함들도 함께 실려 있다

박경리님,박수근님,김수한 추기경 님 등등

앞서간 분들에 대한 그리움도 절절히 적어 놓으셨다

언젠가는 또 누군가가 늘 40년 이야기 꾼으로

 

살아오신 그분의 이야기를

애통함으로 절절이 표현

하는 날이 오지않을까

 

새는 날아오네 산수유 열매 붉은 둘레에

새는 오늘도 날아와 앉네 덩그러니 붉은 밥

한 그릇만 있는 추운 식탁에 고두밥 먹느냐

목을 자주 뒤쪽으로 젖히는 새는

문태준 님의 새 라는 시라고 한다.

한 겨울 잎 진 나무에 옹송그려 달려있는

시린 산수유 열매

 

그 가지에 날아와 차거운 열매를 따 먹으며

 목을 뒤로 젖혀 고두밥 같은

열매를 넘긴다는 표현

외로운 밥상의 풍경이 오버랩되어

눈앞에 펼쳐진다  쓸쓸한 풍경이다

글만 읽어도 눈물이 난다

 

책 안에 짤막하게 수록된 이런 글귀들이

함께 목이 메어 오기도 하고 가슴이 시려 오기도

하고 떠나보낸 사람들 이야기에서는 눈물이 나기도

한다  한번도 뵌 적 없지만 왠지 그분의

정겨운 무릎을 베고 누워서 익숙한 냄새를

맡으면서 그 옛날에 그 옛날에 그 그 옛날에

하는 이야기를 오래 도록 듣고픈 마음이다.

한이 참 많으실 그 분 박완서님

가지 못하는 그리운 고향

먼저 떠나 보내야 했던 사랑하는 가족들.

하지만 잔잔한 꽃그림 펼쳐진 고운 책 표지에

그분은 환한 모습으로 웃고 계시다

이제 세상 모든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시며

자연스럽게 한 줌 흙이 되어 땅으로 스며드실

 

날들을 준비하시는 분

편안하시길 빕니다.

 

당신이 계셔서 많이 행복했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