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이 바닥까지 내려와 저먼 둥근 달이 더 환하게 보입니다
나가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밖은 많이 추울겁니다
어린시절 한 겨울 잠자다 엄마한테 쫒겨나 이유도 모른채 처마 밑에서 새벽달을 보던 그 날도 오늘처럼 추었나 생각해 봅니다
지금 이 시각에 \"박학기..그대 없는밤\"을 듣고 있습니다
타자 소리가 타타닥 빠르게도 나는듯 합니다
허리에 보조기를 차고 내복에 양말을 신고 무스탕 옷을 입고 앉아 폰을 진동으로 해 놓고 이 밤을 지켜봅니다
이미 밖은 캄캄해진지 오래라 방안 불빛으론 밖을 볼수 없지만 일부러 일어나 확인하고 싶진 않습니다
입술을 오무렷다 피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어 봅니다
하루도 한시간도 안 아픈날이 없는 이 쌀알같고 좁쌀 같은 세월속에서 참 많이도 살았구나 싶네요
누가 날 노래 한다면 어떤 가사가 나올까 싶어요
누가 날 사랑할수있을지 다시 사랑을 할건지 그리고 다시 건강할지 아니면 더 참을수 있을지....아무것도 난 모릅니다 지금 밤처럼...
이제 많이 식어버린 맘을 가지고 다시 멀 사랑하고 살수 있을지....
진정 웃을수는 있는지 ,,아마도 지난 세월처럼 울때가 더 쉬울거 같습니다
문득 고개들어 벽을 바라봅니다
노란색 바탕에 나팔꽃줄처럼 비비 비틀 꼬여서 상상못한 장미같은 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참 이쁩니다
그 옆으로 작은 흰꽃은 두송이가 따로 피어 있습니다
연줄연줄이어져 천장 가까이 까지 피어 있습니다
그리고 시계는 밤 11시을 가까이 가르치고있습니다
11시면 잘 시간인데 오늘은 그냥 이러고 있습니다
대낮에도 시간이 많으니 밤시간이라 남들처럼 아까워 피곤해 하면서 빨리 자야 겠단 생각 별로 안 합니다
지난 여름 대나무 돗자리가 비스듬히 방안 구석에 농사 짓고 팽개친 농기계 마냥 스러져 있습니다
올 여름에 누가 돌돌 말아 이 구석에 놨을까...생각해 봅니다
왼쪽 옆엔 시집갈때 잘못해간 농 대신 멋진 농이 아직도 날 대신해 이집 안방 터줏대감역활을 하고 있습니다
시집간지 10년만에 서울에서 아파트 장만해서 이사간다고 웃으면 아주 잘난 메이커 라고 떠들석 하게 장만했던 농이라 그런지 든든하게 지금도 변치 않고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돌려 처다보니 화장대위엔 화장품이 아무렇게나 있고 여행용품이 더 많이 눈에 띄네요 거울에 비춰서 화장품이 더 많아 보입니다
발이 시려서 머플러에 발을 싸메고 아이스 박스통에 베게 놓고 앉아 시간을 보냅니다
빨간 전화기로 얼마나 세상속과 연결을 해왔던가...
시집가서 첨으로 전화신청하고 그날로 사왔던 전화기 인거 같습니다
줄무늬 사이사이 먼지가 글 색보다 더 진하게 보입니다
살면서 너 괴롭고 나 외로운걸 많이도 알고 겪어왔습니다
얼마나 많은 밥을 먹었나 갑자기 계산하고 싶어 집니다
이런 글 쓰고 시간이 이 맘때면 안자고 그럼 항상 울었는데 오늘은 눈물이 안 납니다
다시 한숨을 쉽니다
거실이 조용한거 보니 신랑이 자는듯 합니다
왜냐면 티비소리가 안나니 분명 자는겁니다
언제 청소 했나 여기저기 바닥에 먼지가 출렁 거립니다
지나다닌곳만 반질거려 보입니다
참 시간도 많은거 같습니다 별걸 다 보고 있으니 .....
오늘은 멀 했나 ...
낼 멀해야 하나..
오늘은 운동했고
낼도 운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약 먹고 잠을 자야 겠네요
그럼 하루 거뜬히 보낼수 있으니 말이죠
오후엔 일요일이라 티비가 볼게 있을겁니다
아시아 경기도 있으니 내 지루함은 요즘 별로 입니다
이것도 행복 으로 인정 합니다
하하하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