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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동반자들 2- 입과의 갈등편


BY 밀양에서 온 순복이 2010-10-23

나는 입이 정말싫다.

남 흉 볼때는 뱀의 혀처럼 사악하면서도 정작 정직해야  할 때는 못 쓰게 된 싸리 빗자루 마냥 뭉특하다.

평소 그렇게 세치 혀를 잘 놀려되는 입이라면 오늘도 자기가 나서줘야 되는거 아닌가.

같은 공범이면서도 곤란한 순간 자기는 뒤로 쏙 빠지고 되려 나를 탓하다니...

하긴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뚜껑 열려. 정말!

 

어쨎든 나의 동반자중  입은 제일 같이 지내기가 불편하다.

그렇지만 대놓고 말을 할 수도 없다.

삐걱하면 그 현란한 혀로 나를 곤란에 빠뜨리고동반자들 사이에서 나를 얼마든지

소외를 시킬수 도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잘못 보였다가는 왕따신세 면하기 어렵다.

그런 입에게 때로는 비굴하게 비유를 맞추고 있는 나를 보고 있노라면

구역질이 다 올라올 지경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입은 한마디 말로 나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잘해줄 때는 눈물이 나도록 잘해 주기도 한다. 잠시나마 내가 가졌던 나쁜 마음에 죄책감이 들 정도로..

이문열 작가의 소설\'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처럼 엄석대에 대한 굴종의 열매가 이런 것은 아닐까.

하지만 입이 부담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때로는 잠을 뒤척일 정도로 약이 오르고 밉다.

 

대신 나는 배가 정말 편하다.

나의 동반자중 제일 눈치코치 없는 비호감이기는 하지만 식탐, 고것만 적절히 채워주면

내가 얼마든지 타박해도 가타부타 말도 없고 저항도 없다. 만만한 배.

 

나의 동반자중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나는 누구를 선택할까?

입 아니면 배?

이것은 곰이냐 여우냐의 문제다.

여우? 아니 곰?, 곰? 아니 여우?,....................여우?아니 곰,곰? 아니 여우?

 

성격이 칼칼한 머리카락,맑은 정신의 소유자 눈,예민한 코,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인품있는 귀,

 재주가 많은 손...묵묵히 일을 잘하는 발,각자의 개성이 강한 나의 동반자들에게 슬쩍 물어본다.

 

\"입이 좋아?  배가 좋아?\"

 

고개를 갸우뚱 하던 나의 동반자들의 투표결과

 

: 다섯표요 

:   딱 다섯표다.

세상에는 역시 빛과 어둠,선과 악이 공존하듯 곰도 여우도 있어야 되나 보다.

 

 비록 입은 몰랐지만 혹시나 말이 새어 나가지는 않을까 입의 눈치를 본 동반자들도 있으리라.

 

그게...그게 ...바로 나는 아닐까...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