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운 곳에
마트가 생겼다
난 뭐든 가볍게 사는게 좋다
딸이나 아들이 집에 와서
\"엄마,마트가자,\"
하고 조르지 않는 이상 필요한 것은 집 가까운
슈퍼를 이용하고
한 끼를 버틸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는 한
사는 건 하지 않는다.
아들,딸이 다 자라다 보니
마트에 가도 절대 짐을 들지 못하게 하고
카트도 본인들이 모두 끌고 다니니
난 왕비아닌 왕비 대접이다.
어느 날 아들도 딸도 없이 큰맘먹고
마트에 갔다
첫 번째 난관
휘휘돌아 건물 꼭대기 주차장에 차 대기가 무섭다.
두 번째 난관
백원 동전을 넣고 카트를 끌고 오더라만 그걸 잘 모르겠다
세 번째 난관
카트가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아무리 밀어도 게걸음만 걷게 한다.
혹여 아는 사람이라도 보면 저 여자 왜저래
했을 것이다.
울딸은 엄청난 높이의 구두를 신고도 살랑살랑
잘만 끌고 다니더만 누군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염치불구하고 좀 밀어 달래고 싶다.
이층으로 오르는 경사진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나도 저 이층으로 올라가고 싶다.
하지만 경사면에서 카트가 날 밀고 역주행을 할까
겁이나 오를 수가 없다.
아~~~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난 오르고 싶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계산대에 돌아와 계산을 하고
나서 생각하니 헉~~~
내 백원이 든 카트
그사이 내가 카트를 방치한 사이 누군가 끌고 갔다.
낑낑 무거운 장바구니를 끌고 차로 돌아오니
눈물이 핑돌게 힘이든다.
전화를 했다
\" 딸아,엄마 넘 슬퍼 나도 이층 마트에 가보고 싶어!\"
딸이 깔깔거린다
\"엄마,그러니까 있을때 잘 해\"
알았어 다음에 오면 잘할게
무쇠팔 무쇠다리 무쇠팔 무쇠다리
후들거리는 두 다리로 차를 운전하는 내내 꼭
무쇠팔 무쇠다리를 만들어서 나도 저 이층 삼층을
오르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나에겐 정말 힘든 카트
사이즈별 카트를 만들어 달라고 마트측에
강력히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