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꿈이 있었어.
너무 어린 나이에 구미 공단에 나이를 속여
취직을 했어.
늘 말을 아껴야 했지
왜냐고?
혹 내 비밀이 탄로 날까 봐.
작은 난 늘 언니였어.
왜냐고
나이를 속였으니까.
전자제품을 조립하는 라인에 앉아서 일을 해
여러가지 일이지만 납땜 같은거.
수백명 직원들이 있고
많은 과 사무실이 있어
수시로 간부님들이 라인을 돌며 순시를 해
그러다 좀 똘방해 보이거나 깔끔한 이미지의
애들을 사무실로 데려다 사무를 보게
밀어주는거야
왜 그랬는지
그렇게 라인을 돌던 간부님들은 꼭 내 앞에
멈추곤 했어
학교는 어디까지 다녔느냐
한문으로 이름을 써 봐라
영어로 이름을 써 봐라
본은 어디냐
그런 것들로 날 테스트 하고는 그냥 지나 치시는 거야
그런날 밤에 난 집에 돌아와 밤새 울었어
머리에 고드름이 열리는 찬물에 머리를 감고
한자를 쓰고 영어 단어를 쓰고 공부를 했어
그 시절에는 공짜로 책을 읽을 도서관 같은 곳도
참 귀했지 그래서 서점에 양해를 구하고 한 구석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책을 읽었어.
그리그리 세월이 흘렀네
내 꿈은 펜대 잡고 일해보는 거였어.
노동 말고 사무실에 앉아 펜대 굴리며 일해보는거
배움이 딸려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많은 눈물 속에
세월이 흘렀네
지금 ㅎㅎㅎㅎ
나 매일 하는일이
은행가서 지점장만나 상담하고
공인인증서로 서류 만들고 이메일 확인하고
컴퓨터로 서류 만들어 전송하고
B2B통장 계설하고 직원들 자격증 취득 독려해
인터넷 접수 시키고 그러고 산 세월이
훌 10년이야
근데 말이지 나 이제 꾀가 나
머리 아픈것 싫어
복잡한 거 싫어
은행장님이 세법 책 한권 갖다 주신다네
저 싫습니다 머리 쥐나요 그랬어.
이제 내 꿈은 꽃 키우고 작은 동물 돌보고 흙 밟고서
그리 살고 싶어 공부만 하면서 사는 사람이 세상에서
젤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
이제 싫네 꽃보면 행복하고 새소리 듣고 바람따라
자연냄새 맡으면서 걷고 쉬고 보고 듣고
단순한 사람되어 그리 살고 싶네
그래도 이 나이에 피아노 학원에 등록 했다네
ㅎㅎㅎㅎㅎ 사는 날까지는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기에 눈물도 웃음도 참으로 많은 날들이였지만
꿈은 내 꿈은 이루어 졌다네 ㅎㅎㅎ
아픈 세월이였지만 참 행복해
그저 누군가에게 아니면 떠가는 구름에게도
흐르는 물에게도 후끈 스치는 바람에도 그리 말하고
싶어
참 고맙다고 참으로 고마웠다고
낡은 눈물은 이제 그만 ㅎㅎㅎ
그래도 말이지 내 꿈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네
꿈을 가진 사람은 늙지도 않고 꿈을 가진 사람은
늘 힘이 난다네
행복하다네!!
그리고 세상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