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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워런이 누구여?


BY 정자 2010-05-04

수학여행을 비행기 타고 간다고?
요즘은 외국으로 수학여행 가는 시대가 왔다고 소문 들었지만,
세상에 울 딸이 제주도로 수학여행 비행기 타고 간단다.

지금은 오월인데, 계절의 여왕이라는 달에 가장 지출이 많이 나가는
오월에 하필 울 딸 수학여행비로 무려 25만원이나 추가 지출을 해야 한다.

돈이 없으면 가슴이 벌벌 떨리는 사람은 서민이다.
특히 우리같이 일정한 수입이 없는 사람들은 오뉴월도 서럽게 춥다.
옛날엔 보릿고개라고 춥고 배고프고 보릿순을 밟고 밟아 푸르게 오지게 살았던 만큼

어지간한 어려움은 대충 눈 딱감고 견뎌내는 우리들도
이 돈 앞에선 도무지 맥을 못춘다.

그렇다고 울 딸에게 니 수학여행 딴 데로 가라고 할 수는 없고.
학교에서 돌아 온 울 딸 생뚱맞은 말을 한다.

\"엄마! 워랜인가 워런인가? 그 사람 누구여?\"

한국사람 이름도 아닌 외국사람 이름 같은데. 그 흔한 탤런트며 배우 이름도 몰라 애들한테 무시당하고 사는 나이긴 하지만, 어디서 듣긴 들은 것 같은데 누구인지 도통 모르는 이름을 대고 누구냐고 묻는거다.

\"그 사람 이름을 어디서 들었어?
\"어! 그 사람 돈이 무지무지 많데? 엄마는 도대체 아는 사람이 누구여?\"


딸에게 이젠 배우나 가수이름 모른다고 구사리를 당하다 이젠 돈 많은 부자이름 몰라 또 구박을 당한다.

\" 근디?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딸은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네.

\"엄마! 우리 반 수학여행을 나 혼자 가게 생겼어?\"
\"뭐? 그게 무슨 소리여?\"


딸이 이야기 하는데, 모두 돈이 없어 수학여행 못가고, 대신 학교에 나오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단다. 그래야 결석처리를 안 한단다.

\"그러니까 워런 한테 돈 많으니까 울 학교에 돈 좀 나눠달라고 엄마가 편지해라? 나 혼자 수학여행을 어떻게 가?\"

하이구!
내가 부자 이름을 알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아는 재벌들 한국에 많은디.
하필 난 영어도 모르니 편지 못 써! 할 수도 없고, 내가 학교에 전화 걸어 확인하지도 못하겠고. 
거참! 내가 없는 건 돈만 없는디 이러지도 저러지도 엉거주춤 대답도 못했다.

근데 울 딸 그러네!

\" 돈 좀 우리학교에 나눠 주세요? 이걸 영어로 해 봐?\"

편지가 안 되면 전화로 문자로 보내란다.
아이고 이거 큰 일났다아!!!..우짜면 좋노..?

 

 

 

정세은 / 맨날 잠만 볼 터지게 자다가 남편에게 잠만 자는 미련한 곰탱이라고 듣습니다. 먹고 사는데 바쁘고 게을러서 제대로 된 적금통장도 하나 없고, 빚은 조금 있고,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키우며 살지요 올 핸 아직 수다 떠느라 김장도 못하고 넘어간 수다스런 아줌마입니다. 인터넷사이트에선 \'정자씨\'로 통합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