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태어난 곳에 알을 낳기 위해 성어가 된 수 만마리의 연어가 죽을 힘을 다해
물길을 거슬러 올라 오는 모습은 숙연함 마저 느끼게 한다. <사진: 콜라>
종교를 불문하고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은 캐나다에서 바퀴벌레도 쉬는 연중 최고의 휴일이다. 교회에서는 해마다 이 날, 2시간 거리에 있는 연어 어장 견학과 농장에서 과일을 따는 행사를 연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물길을 거스르며 수만 마리 연어가 알라스카를 향해 개울 바닥을 가득 메우고 올라오는 모습은 밴쿠버의 10대 명장면 중 하나다.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이 광경, 매끈하고 두둥실한 연어떼 등허리가 물 위로 올라와 융단처럼 보인다.
물고기 이상의 의미가 있어 1년에 한 번은 꼭 보고 싶은 장면이다.
일행들은 무사히 연어회귀를 구경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잡았다. 휴일은 어디서나 화장실이 문제. 버리는 것도 먹는 것 만큼 중요하다.
수 십 미터는 족히 줄을 선 간이화장실 앞에서 한국 아줌마 셋이 발을 동동 구르다가 쨘~ 눈이 마주쳤다.
노. 상. 방. 뇨....
단합, 하면 또 한국아줌마다.
베트콩처럼 숲으로 한발 한 발....
선두 주자가 똬리를 틀고 준비완료....
하지만 좀 민망하여 한 사람씩 망보며 차례로 볼 일 보자고 했지만, 두 여인네가 이미 봇물이 터진 상태였다. 쭈빗거리다 뒤늦게 그들 곁에 똬리를 틀었다.
사방으로 눈을 돌리며 실시한 노상방뇨. 생애최초의 경험에 스릴 따윈 없었다. 거시가 동시다발로 진행되는상황에 정신이 없을 뿐. 이 대목에서 우리 여자들 남자들 진짜 존경해야 한다.
술 취한 인간들이야 제정신 아니라 치고, 고속도로 갓길에 차 세우고 버젓이 볼일 보는 한국 남정네들 거기서 거시기를 꺼냈는데 거시기가 어째 나올까.
급한대로 먼저 버린 두 사람이 일어 서고 나도 일어섰다.
그런데
아....
사고쳤다.
땅으로 쏟아야 할 수분을 바짓가랑이가 잔뜩 먹고 축축해 있다. 걸을 수도 없다.
\"하이고~~~~이 집사님!! 내 옆에 오지 맛~\"
손사레를 치며 도망치는 공범 아줌마들……. 의리라곤 정말 …….
일 났다...
숲으로 들어 간 여인네들의 행적에 대해, 내심 행방을 쫒고 있을 남정네도 있을 터인데
아~~~ 어찌 하누~
쪽 팔림 무릅쓰고 \'배 째!!\' 하면서 낮은 포복으로 기어나갈까...
어머~ 숲엔 이슬이 오래 가네...... 내숭 쫘악 깔까....
아무 일 없던 듯 척척 걸어 나깔까...
순간 판단이 앞으로 이민생활의 내 이미지를 좌우할 터. 고민하는데 찐한 경상도 사투리 하나가 숲을 뒤흔든다.
\"아니!! 거~~~ 집사님! 노상방뇨 첨 해보나!!! 여자 노상방뇨에는 기술이 있는 기라~ 자! 함 따라 해바라.”
숙달된 조교가 자세를 잡았다.
“먼첨! 바짓가랭이를 무릎까지 딱 걷고, 그 다음에 다리를 이렇게 좌악~ 벌리고~ 앉아서....아니 최대한! 벌리라~ \"
언제 다시 써 먹을 지 알 수 없지만 엉거주춤 노상방뇨의 기술을 전수 받은 콜라. 계곡물에 들어가 물장난 하는 척 오른 발로 왼쪽 가랑이 쓱쓱 문지르고, 왼쪽 발로 오른쪽 가랑이 쓱쓱 비비며 ....궁시렁 궁시렁 했다.
\"우쒸~~~ 진즉 가르쳐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