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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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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 이빨 치료\' 시작하다


BY 파랑새 2010-01-30

이천십년 일월하고도 삼십일 오후 두시

 

나는 동교동삼거리 린나이빌딩 10층 \'서울이웃린치과\'에서 눈이 동그랗고 해맑은 간호사의 도움으로 가슴에 냅킨을 달고 진료의자에 누웠다.

 

머리가 몽롱하고, 어질어질하고, 가슴은 살짝 울렁거리며 들뜬채로 앞으로 일년정도 걸릴 치료의 시작을 기다렸다

 

의사선생님과 지난해 9월부터 사진찍고, 어떻게 치료하며, 치료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이며, 어떤 리스크를 각오해야 할 것이며, 비용이 얼마나 들 것인지 수차례 상담을 하면서도 바쁘다고, 경제적 부담이 되어서 등등의 이유로 미뤄오던 일을 새해 벽두부터 하기로 결정한 것은 웃을때마다 입을 자유로이 열 수 없는 부자유가 , 실컷 웃어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으로 바뀌어서다. 

 

입을 크게 벌리게 하더니 세 차례에 거쳐서 입안으로 세 번의 마취 바늘이 들어와 따끔거리더니 오른쪽 위아래가 제대로 감각이 없이 뻣뻣하게 되었다. 마취가 되어지는 동안 의사선생님은 다른 환자를 치료하시기에 바쁘고 나는 느긋하게 기도하며 몽롱함을 빙자해 긴장을 풀고 쉬었다

 

매주 시작될 이 치료의 과정과 마음의 잔 무늬들을 촘촘히 적어가다 보면, 치료의 시간들이 시루떡 같은 켜를 이룰 것이고, 그 안에는 이제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들어있지 않을는지~~~

 

치료를 마치고 담당 실장님과 면담 중인데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짜증이 섞였고 불만도 있었다. 집에 먹을 것도 없이 하루 종일 거기서 뭐하느냐고~~~

 

자주로 사람들은 상대방의 형편은 상관않고 본인의 감정대로 말을 던지곤 한다. 남편의 전화로 갑자기 실내 분위기가 종료되고 두 사람이 머쓱해지는 상황이 되었다.

남편의 무례가 가슴이 서늘해지고 나 자신의 존재를 요모저모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다

 

돌아오는 내내는 몽롱한 마취와, 입안가득히 들어있는 지혈 거즈와, 아직 풀리지 않은 입의 무거움과 함께 오면서 남편이 아플때 언제나 동행을 원하는 나와, 혼자 병원와서, 혼자 꿋꿋하게 진료받고도 빨리 오지않는다고 독촉받는 나의 차이가 무엇일까

언제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무례한 숱한 일들이 스쳐지나가고~~~~

 

어딘가로부터 위로를 받고, 위로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해서 오늘의 작은일상도 값지게 해야할텐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