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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바쁘고 행복하게~^^


BY 엠파이어 2009-12-19

 

 


며칠 남지 않은 한 해를 마무리 하려고 마음을 먹자니 머릿속이 마치 벌집 마냥

웬 생각들이 그리도 많은지 벌집은 생산적인 꿀을 만들어내지만

복잡한 내 머릿속은 한 해 동안 그리 생산적이거나 경제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또 다른 복잡함으로 내 닫고 있을 무렵,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그래......, 생각 한들 달라지는 게 있던가....

어떻게 살아야 잘 살까 늘 생각만 많고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내 걱정,

40대 후반의 아직도 젊디젊은 줄 알고 일에 파묻혀 사는 남편의 건강 걱정,

이제 고3이 되는 아들의 진학, 그러니까 대학 걱정,

중학생이 된지 벌써 일 년이 지나 제법 공부의 재미도 느끼고

진학의 걱정도 해야 될 나이건만  지어미를 닮아 놀 생각만 하는 딸 걱정

시어머니와 친정 부모님 걱정까지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만들고 있었기에,

‘그래, 생각 많아 봤자, 흰머리만 더 생기지.......’ 혼잣말로 얼렁뚱땅 답을 찾아봅니다.

하루가 행복하면 일 년의 더 많은 시간이 행복할 거라고 믿는 단순함으로

한 해의 마지막 계획으로 행복함을 추구하기로 결론을 내린 뒤,

내일이면 남편은 열흘 동안 일본으로 출장을 가고,

아들은 한 달간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행복한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해

남은 두 여자가 나름 행복을 추구하는데 생산적이지 않았던 한 해를 보냈음에도

가족의 빈자리를 물질적 내지 문화적인 행복으로 채우려고 머리를 모으고

인터넷으로 공연 소식을 찾고 있었습니다.


“진아~ 뮤지컬 한 편은 봐야겠지?

그리고 콘서트 하나?

영화는 몇 편 볼까?

내친김에 우리 오페라의 유령도 볼까? ”

“엄마, 크리스마스 캐롤 뮤지컬 재미있데요.”

“오케이, 콜~ 뮤지컬은 크리스마스 캐롤, 콘서트는 엄마가 고른다.

김건모, 이승기 다 지나갔고,

.........이거 가자! 바비킴, 휘성, 김범수(보컬리스트). 종합선물 세트다.

색깔 다른 목소리들, 감미롭거나 매력적인 그들의 보이스에 빠져보자~”

“엄마, 영화는 ‘아바타’하고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봐요  ”

 

“오케이~ 일단은 우리끼리만 가면 좀 미안하니까

할아버지 할머니 모시고 엄마가 조용필 콘서트에 다녀와야겠다.

지난번에 아빠하고 다녀와서 좋다고 하니까 할머니도 가시고 싶어 하더라.”

“알았어요. 전 그때 공부하고 있을게요. 엄마 근데 아바타 언제 개봉해요?”

“어, 내일. 학교 다녀와서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 엄마 퇴근 후에 보러가자.

그런데 너무 바쁘다. 토요일엔 우리 성탄 연습하러 교회가야 하니까,

조용필 콘서트를 금요일 꺼 가야하는데,

목요일엔 영화 금요일엔 콘서트, 엄마 너무 힘들겠다.”

“엄만 할 수 있어~!^^”

“Okay~ I can do it~^^ 콘서트는 크리스마스 지나고 27일에 가자! 

아무래도 오페라 유령은 새해에 보러 가야겠다.\"


지난 수요일 즈음 딸과 제가 나눈 대화이지요.

그 길로  전 영화 아바타, 조용필 콘서트 예매, 뮤지컬과 콘서트 보컬리스트까지

모두 예매를 하고는 뿌듯한 마음으로 한 해를 행복하게 마무리 하려고 있지요.

겨울에 여행을 하려고 했던 터라, 여행을 포기하고 편안하게 즐기는 공연을 택했답니다.

조용히 연말을 보내려고 했는데 정말 볼거리 가득한 공연은 주로 연말에 몰려있으니

조용히 지내기가 참 힘이 듭니다.

 

계획대로 목요일엔 딸과 러닝시간이 2시간40분이나 하는 아바타를 단숨에 봤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보고 남편에게 영화 끝나는 시간을 알려 주었습니다.

날이 너무 춥고 영화가 길다보니 데리러 와 달라고 했죠.

저녁 맛나게 먹고 핫 초코와 커피 한 잔 들고 영화를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첫 번째 행복 완성^^

(아이하고 함께 보시면 좋은 시간 되실 것 같아요. 재미도 있고 줄거리도 괜찮아요^^ 추천해요)


금요일엔 퇴근 후 부모님을 픽업하고 저녁을 사드리고 올림픽 공원 체조 경기장으로 모셨습니다.

날이 추워서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들이 워낙 많았지만 공연 시간에 늦지는 않았지요.

입구에서 파는 야광봉을 보고 저희 엄마 물으십니다.

“저건 뭐하는데 쓰는 거니?”

저는 전에 쓰던 야광봉을 챙겨 왔는지라 “엄마, 이따 보면 알아^^~”

자리를 찾아 앉아서 공연을 즐길 준비를 하고 야광봉을 하나씩 드렸습니다.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나오고 용필이 오빠가 나오자,

친정 엄마와 아빠는 반딧불이 마냥 반짝이는 야광볼을 신기하게 보십니다.

이리 흔들어 보고 버튼을 눌러 다르게 나오는 불빛을 보시고 참 재미있어 하십니다. 

처음엔 주로 신곡을 불러서 약한 반응을 보이시던 부모님은 차차 무르익어 가는 분위기에

박수도 치시고 여기저기서 일어나 춤을 추는 관객들을 보면서 웃기도 하시고

두 시간의 공연을 잘 즐기시고 앵콜곡으로 ‘친구여’를 부르는 용필오빠를 뒤로 하고

주차전쟁에서 조금이라도 빠져 볼 양으로 공연장을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두 분의 대화는 참 재미있습니다.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단체로 오시기도 하고

동창모임도 곳곳에 보이기에 편하게 즐기시는 분들이 많은 공연인지라

가수의 이야기 보다 공연을 즐기는 많은 관객들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으시는 듯 했습니다.

“고맙다, 딸. 덕분에 콘서트에도 와보고, 오늘 별천지에 온 것 같다.

그렇게 비싼 데를 찾는 사람도 그리 많구나. 고맙다~ 좋은 경험 했다”

전 댁까지 모셔다 드리고 귀가 했습니다.

두 번째 행복도 완성^^


세 번째는 다음 주 수요일입니다.

퇴근 후에 올림픽 역도 경기장에서 있을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을 즐기며

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그리고 24, 25일은 교회에서 식구들과 잔치도 하고 예배도 드리고 새벽송도 돌고....

27일 저녁에는 종합선물 세트^^ 콘서트를 즐길 예정입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다시 오지 않을 2009년도의 마지막 시간들을 행복하게 보내고

새로운 한 해 이미 완전하게 충전한 행복이라는 에너지로 시작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