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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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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는 나의 미래의 모습인가봅니다.


BY 박시연 2009-09-15

엄마,,,,,,,,

점점 크면서 엄마를 쏙 빼닮았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엄마는 처녀때부터 항상 얼굴이 복덩이란 소릴 듣고 자랐고,
어느곳에 가나 관상쟁이들은 엄마 얼굴에 묻은 복스러움으로 말을 잇기 좋아들 했습니다.

전 얼마전까지만 해도 엄마 보단 아빠를, 아빠보단 고모를 닮았다고만 생각 했는데,
제 얼굴도 차츰차츰 변해가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아기를 가지면서 심한 입덧으로 친정에서 묵을때
한 점쟁이 할머니가 와서 의외의 말을 던지고 갔었지요.

딸래미 얼굴에 복이 가득하다고. 
울 엄마 만 하겠어요...^^
 
엄마보다 딸이 더 복이 많은 걸.

그 후로..
이상한 일이 속속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족 친지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모두들 저를 보면서
엄마랑 어쨰 저렇게 쏙 빼닮았냐고 ...
심지어 사촌동생이 저를 보고는...
 
작은엄마~ 안녕하세요~!
 
웃는 모습, 말투, 행동, 얼굴 조목조목 하나하나 쏙 빼다 닮았다고...
엄마의 젊은 시절의 모습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장농 깊숙이 모셔 둔 빛바랜 사진첩을 꺼내어 펼쳐 보았습니다.
 
한 장 한 장 펼쳐 볼 때 마다 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나의 6살 때 사진.. 그토록 싫어했었던 삐삐머리와 어깨 줄달린 치마...
엄마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었고..
나의 초등학교 시절 사진... 바가지 머리...
엄마의 초등학교 시절의 바가지머리, 그리고 그 얼굴 표정까지...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의 몽실머리...
교복만 달랐을 뿐... 생김생김이 너무도 비슷했던 모습...
 
아기였던 나를 안고 찍은 조금은 짧은 컷트 머리의 엄마...
지금의 내 모습...
어쩜 살아온 과정도, 지내 온 모습도 이리도 똑같은지...
 
목소리 톤이 가늘어 항상 앵앵거린다는 소릴 들었던 처녀시절에 비해
아기를 낳고 기르면서 목소리 톤이 나즈막히 굵어진 지금은..
목소리까지 닮아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도 내가 받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엄마의 분신인 제가 커가면서 엄마가 주시는 사랑, 인생 전부를 자식에게 바친 엄마의 희생...
전 그 사랑을 조건없이 받으며 엄마의 젊음과 생기와 부와 복을 차곡차곡 쌓아두었나 봅니다. 

엄마는 더이상 그때의 그 복스럽고 달덩이 같은 얼굴이 아닙니다.
엄마의 삶의 흔적들과 함께 덕지 덕지 묻은 점과 같은 기미들,
몸의 고단함과 아픔들을 이겨낸 주름진 얼굴만 가득합니다. 

그 복을 불러온다는 그 온화한 얼굴을 이젠 딸인 제게 물려주고,
마치 빈 고동 껍데기 처럼 바짝 말라 갈라진 얼굴로 살아 가고 계십니다.

오늘 따라 엄마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아기를 낳고 나서야 엄마가 새삼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를 낳을때의 그 아픔 고통 진통...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지금 이제서야 엄마와 인생에 친구가 되어 드릴 수 있을것 같습니다.

엄마... 살아서 숨쉬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곁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할머니 할아버지께 그랬듯이 저도 효도하고 잘 모시는 이쁜 딸 될께요.....
엄마..디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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