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점심시간이 끝나갈 즈음 형님 내외분이 오셨다
정년퇴직을 하시고 집에 계신 시아즈버님이 쓸쓸하실까
그이한테. 전화를 해서 고기 드시러 오시라고 했다
외출한 그이도 얼른 가게로 오라고 했더니 후다닥 달려왔다
시아버님이 안계셔서 시아즈버님은 우리 가정에 어른이시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나이를 먹어가니 오빠처럼 맘이 따뜻해진다
늦은 손님들을 받으며 형님 내외분께는 훈제 오리고기를 대접했다
기름기를 좋아하지 않으시는 형님도 오리고기는 맛있게 드신다.
조금 있으니 그이도 오구.. 모처럼 네식구가 모였다
나는 바빠서 들락날락하면서........ 이야기꽃을 듣고 있었다.
두달동안 집을 짓느라 혼났다며 말씀하셨다
시골에 이쁜 집을 짓느라 바빴다며 벌써 여러 사람들이
좋아서 다녀갔다고 한다.
나도 기쁘고 좋아서 형님 ! 저도 그 옆에 콘테이너 하나 두게해주세요 했다.
맘이 찡하다
내가 살집을 지은양 가슴이 벅차다
어떻게 생겼을까
언덕위에 하얀 집일까 나도 좋아서 웃는다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모습을 바라보다 맘속에 희비가 교차한다
처가집이 부자가 아니라서 요즘 처럼 힐들 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친정도 부끄러웠다..........
누구는 장가를 잘가서 돈 많은 처가집 만나 장인이 집을 지어준다는데
에구
그이가 안스럽게 느껴진다.
맘이 쓸쓸해져 주방으로 나왔다.
신발을 신는데 눈물이 핑 돈다
인생은 미완성 흐르다 마는노래
그래도 우리는 기쁘게 살아야해.............흥흥
눈물과 노래가 양념되어 내가슴을 슬프게 한다
내 눈에 눈물을 쏟아내지 못하고 빙그르르 눈가에 돈다
아줌마가 위로한다
좋을날이 올거에요 힘내요 한다
응..........그래 올거야
눈가에 맺힌 눈물을 들키고나니 더욱 눈물이 쏟아진다
아무렇지도 아니한듯 형님이 사오신 포도를 씻어가지고 들어가
맛있게 먹었다.
잠시 후 두분이 가신다
어제 남겨둔 꽁치 둬마리 싸드렸다
가서 튀겨드세요 하고........내가 부자가 된 기분이다
가신후 곧바로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다
다리가 너무아파서 앉았다 구부렸다 통증이 심하다
하루 열시간을 서서 일을하니 다리도 힘든가보다.
누워서 치료를 받는데도 이생각저생각에 눈물이 흐른다..
치료를 받고 돌아오는길이다
길옆이 산이라 산으로 걸어왔다.
풋밤송이가 떨어져 막대기 하나로 밤을 벗겼더니
외톨이 풋밤이 이쁘게도 통 ! 하고 튀어나왔다.
얼른 주머니에 넣었다
우리 남편 줘야지
사랑하는 우리 남편 이거라도 행복처럼 여기고 줘야지
늦은 밤 퇴근하고 집에 왔다
그이가 누워 텔레비젼을 본다
풋밤을 까서 누워있는 그이 입에 넣었다
한번 바라보고 먹는다
있잖아요 ! 이건 돈없는 처가집 미안해서
아내가 주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귀한 외톨이 밤
행복 밤이에요
맘속으로 외쳤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하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