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 생신
친정엄마 제사
큰언니 생일
작은언니 생일
남동생 생일
올케 생일
그리고 조카들 생일
남편 생일
아이들 생일.......
시댁의 생일들과 제삿 날들......
나는 새해가 되면 이러한 많은 날들을 찾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날들을 위해 빨간 동그라미를 그려놓는다
7월의 달력을 들여다보면
작은아이 시험날짜와
이사가는날
그리고
큰아들 만나러 가는날이 빨간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려놓았다
시험날짜가 지나 방학이 되면
우리는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옆동으로 평수를 늘려 이사를 한다
이사를 하자마자 정리도 못하고 바로 아들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렇게 소중하게 그려놓았던 빨간 동그라미에 날짜가 다가올수록
마음은 무지하게 바빠진다
아들이 부탁한 운동화도 사야하고
앵글부츠도 사야하고.....빈티지스타일의 티셔츠도 몇개 사달라고 메일로
주문서를 보냈다
6개월이 다되어가도록 전화해서 뭐 필요한거 없냐구 물을때마다
없다고 대답하던 아이가 이젠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몇가지 오더를 내렸다
나에게 내려진 오더를 빨리 처리하고 싶어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주문한 상품들을 하나둘 사 모아 커다란 여행가방에
차곡차곡 챙길때마다 아들을 향한 나의 맘이 듬뿍듬뿍 전해지는 전율을 느낀다
이렇게 어른이되고....부모가 되고......또 아이가 원하는게 있을때 해줄수 있는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이 기쁘기만 하다
얼마 안 있음 아들과의 상봉을 상상하며 매일 매일 하나씩 준비한다
준비한 목록에 빨간펜으로 하나하나 동그라미를 그려가는것이
나에겐 또 다른 기쁨이 되었다.
아들을 만나서 중국인들도 가보기 어렵다는 태산을 올라갈 예정이다
남편과 작은아들과 나는 그동안 체력관리를 안해서
체력은 저질체력으로 변해 있어 크나큰 고민이다
저질체력이 태산보다 더 높은것 같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달력속에 빨간 동그라미도 하나...둘....씩 지워져 간다
나에게 큰 의미를 부여해주는 소중한 빨간동그라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