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방에 들어 가셨다.’했는데
‘아버지 가방에 들어 가셨다.’로 돌아오는 메아리에 마음이 슬프다.
말은 하는 이와 듣는 이의 진심이 일치 된 상황에서
희망으로 승화되어 보다 발전이 되는 약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대화도 나름 가치관이 같은 위치에서 나눌 때 진정으로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닫기에는 너무 늦었다.
계절이 변하고 또 같은 계절은 오건만
오해의 벽은 오히려 높아만 지고 있다.
가장 가까워야 하는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서로를 의식하고 서먹해졌음을 느끼면서 마음이 아프다.
말은 더 할 때마다 무게가 가벼워진다.
그래서 입을 닫기로 했다.
그리고 나의 일이 아닐 때는 아무리 가까운 이들이라도
들려오는 말에 또는 변명에도 내 생각을 넣어주지 않기로 했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내 입장이 참으로 고약한 위치에 섰다.
다가 갈 수 없고 외면 할 수도 없다.
천상 내가 품어야 할 가까운 이들이기에.
마음을 더 넓게 넓히려 화를 다스린다.
변함없는 큰 나무가 되어야 하기에.
남편은 내 편이 되어주면서 깨우쳐주기도 한다.
마음 안에 교만부터 버리고 있다.
아직도 남은 자존심까지.
그리고 다 비우고 나면
어린애의 마음으로 다가 가리라.
머지않은 내일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