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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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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1)


BY 들풀향기 2009-02-06

생일.....

음력 1월 5일....

늘 내 생일이 정초인것이 못마땅했다.

여자 생일이 너무 빠르면 안좋다는 소문도 있구

사실인지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그런 말을 종종 듣는다

학교 생활할때도 다른친구들 생일을 챙기다 보면 난 늘 방학해야 생일이 되었고

같은반 친구들과 친분을 쌓놀라치면  생일이 지난후 새학기가 되어 다른반으로

뿔뿔이 헤어지곤해서 속이 상하구 억울한 일도 많았다

그렇다고 방학끝나고 개학식날 가서 사실....내...생일 언제였어 라고 말할수도 없는 일이고...

그런데.....

그런일이 사회생활하면서도 빈번하게 일어나서 나를 열받게 했다

내가 일하고 있는 부서에서 부장님.과장님. 대리님 할것없이 줄줄이 생일을 챙겼다

선물도 사고 생일이라구 회식도 하구 좋았다

나두 언제쯤 저렇게 챙겨 주겠지 하는 마음에 성심성의껏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영부영 지나다 보면 1월에 인사 이동을 하게 된다

같은 부서에 남는 사람도 있지만 또 새로운 부서로 발령나서 근무하곤했다.

새해가 되고 부서도 바껴 새로운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근무를 하고 또 설을 맞이한다

예전엔 설 연휴가 보통 5~6일 된것같은데....

설연휴를 보내다 보면 꼭 고향집에서 근무지로 옮겨오는 시점인날 내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

미역국은 커녕 길거리에서 밥도 제대로 못먹구 보내는일이 허다했었다.

그럴때마다 내팔자려니 생각하며 살았다

아니 생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살기로 했다

그런데 하루는 같은 부서의 남자동료직원이 내  생일을 물어 왔다.

엇그제 지났지만 일주일간은 유효하니까 선물을 줘도 된다고 했더니

그럼 우리 부서만 저녁을 먹자고 해서

6명이 횟집가서 1차는 저녁을 먹고 2차는 단란주점엘갔다

그때는 노래방아니면 여럿이 부를수 있는 단란주점엘 많이 갔었다

스테이지에 나가서 노래도 하구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 내 생일을 챙겨준다는 동료는

자기가 더 신나서 부어라 마셔라 생 난리를 치더니

드디어 술에 취에 술주정까지 하네...

주점에서 술안주로 사과, 귤, 파인애플 그런게 나왔었는데 즉석에서 까먹게 갖다줬었다

나는 사과를 열심히 깎고 있는데 갑자기 술취한 그놈이 귤하나를 덥썩 집더니

사과인양  아그작~~~~~한입을 베어물더니 맛있다구 먹는다

드뎌 취했구나 그것도 마이 취했어!

그놈과 나는 집이 같은 동네였다

그래서 다른 남자 직원들이 데려다 주겠지 생각하고 나는 집으로 왔다

잠시후 가게 갈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는데 사거리에서 잠실~~~~따불!

잠실~~~~~따불! 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 그곳을 쳐다 봤더니 그놈이다

야 이눔아 여기가 잠실이야?????

잠실에서 잠실 따불....따불 외치니까 또라이라구 손가락질 하구 가자나????

빨리 집으로 가라구..... 하구 난 다시 들어왔다

같은 동네지만 집은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다.

다음날 출근했는데.......

남자 동료의 말.....지갑에 돈이 없다는 거다

10만원짜리 수표가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택시 탄 기억밖에 없었는데 왜 돈이 없어졌는지 모르겠단다

그래서 우리 부서는 회의를 했다.

왜! 지갑에 있어야 할 돈이 없어졌는지?

회의와 추리결과는 이러했다.

술취해서 같은 자리에서 계속 잠실~~~따불~~~하고  왜치고 있으니까 보다못한 택시기사가

태워서 한바퀴 돌고 그자리에 다시 내려 줬다는 사실.....

 

그리고 기분 좋아서 얘는 10만원짜리 수표를 줬다는 사실......

점심시간쯤 되서 술이 서서히 깨어나자 잃어버렸던 기억도 서서히 희미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확실하게 알았다

그러나 귤을 사과 먹듯이 베어먹은 사실은 아직도 모른다

내 생일이 되면 귤을 그렇게 깨물어 먹던 그 동료가 생각난다

어디서 결혼해서 잘 살겠지^^

그것이 사회생활에서의 내 마지막 생일 잔치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