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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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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저지르고 보니


BY 자화상 2008-11-25

 


지난 금요일 배추 시세를 알아보다

한 포기당 천 이백 원에 절임료 천원 합하여

이천 이백 원씩에 스물 세 폭을 주문하고 왔다.

 

그리고 다음날인 토요일아침 시골에 가서

주문해 두었던 고춧가루와

어머님이 무공해라며 주시는 무 두 포대를 가져왔다.

오는 길에 재래시장 두 곳에서

김장재료들을 싼 값에 샀다.

 

일단 저지르고 보니 김장이 손쉬워졌다.

먼저 멸치젓 새우젓 생새우에 청각을 아주 잘게 썰어 섞고

굴 생강 마늘 넣어 방앗간에서 갈아다 놓았다.

 

그리고 불려놓았던 찹쌀로 죽 쑤어서 식혀서는

갈아놓은 젓갈과 고춧가루를 찹쌀 죽에 섞어 놓았다.

대파 쪽파 미나리 갓 당근 무 등을 씻어 놓고

김치 통 등을 비우고 씻고 나니 새벽 한시였다.

 

일요일 아침부터 남편은 무 당근 채칼로 밀고

나는 각종 야채 썰어 김치 양념에 버무려 두었다.

내가 팔 쓰는 일에 아직도 불편 할 정도라

힘든 일은 남편이 도와주니 일사천리로

김치 버무릴 준비가 끝났다.

 

드디어 절임 배추가 오니 너무 편리하고 고마웠다.

남편도 버무리고 싶다기에

야채 들어가지 않는 여름 김치만 버무리라고 했더니

양념을 배추에 바르고 있었다.

몇 쪽 하는 거 보다가 웃음이 나서 그만두게 했다.

심부름만 해주며 계속 버무리고 싶다는 걸 말렸다.

 

작년에는 마침 수능 끝난 아들이 시간이 나서

같이 버무렸는데 아주 잘했었다.

지금 옆에 있다면 아들에겐 시켰을 것이다.

 

양념이 남아서 다시 아홉 폭을 더 절여 달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월요일엔 나 혼자 2차로 그걸 버무렸다.

중간 중간에 필요한 그릇이며 잔일을 찾아 하며

총각김치까지 담고 나니 어두워졌다.

 

꼬박 3일을 투자하여 김장을 끝냈다.

지금까지 담아 본 김치 중에 맛이 최고였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건데

힘들어 어떠하나 미리 걱정만 했었으니

나도 참 나이를 어찌 먹었는지.

 

하여간 팔 다리 어깨허리 안 아픈 곳 없지만,

누울 정도는 아니어서 파스만 붙였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고 이렇게 내 시간을 갖는다.

이웃들에게는 내 김치 맛을 나누어 드렸는데

여기엔 어떻게 올려야 김치 향이라도 전해 드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