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문자가 왔다 .
\" **야 언니가 사랑한다 문자 하고 이다 머하니 \" 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
토요일 12시 33분 ,,,,,,,운전 중 인데 눈이 화끈 하면서 마음이 울컥한다 .
툭 건드려도 눈물나는 계절에 언니가 날 울린다 .
울 언니는 한글을 모르는 문맹 이었다.
받침도 틀리고 띄워 쓰기도 안한 한통의 문자에 가슴이 먹먹하다 .
국민학교 4학년때에 3교대 근무하는 엄마대신 첫돌 지난 막내를 돌보느라 학교를 못 다녔다 .
어렸을때 우리식구 모두가 한방에서 우글댄 덕분에 큰언니와 둘째언니가 연필에 침 묻혀가며
쓰는 한글을 어깨 너머로 깨우친 난 1학년때 거의 다 깨우쳐서 이웃집 할머니들 께 동화책도
읽어 주었지만 둘째 언니는 좀 늦게 깨우쳤는지 4학년 까지 다녔는데도 문맹 이었다 .
막내는 언니가 날 봐 주느라 한글을 못 깨우쳤다는 생각에 늘 마음이 무거웠고 나는 언니가
안타까웠다 . 재작년 형부가 돌아 가시고 잠시 요양삼아 머물렀던 춘천을 떠날때 언니에게
내가 부탁이 있는데 하나만 들어 달라고 꼭 들어 줘야 한다고 부탁했다 .
\" 여태 고생 했으니 딱 일년만 언닐 위해서 투자해 봐 \" 했더니 \" 뭔소리야 ? 뭔데 \" 한다 .
어차피 형부도 돌아 가시고 언니 혼자 살아야 되잖아 그럴려면 언니가 가장 필요한 걸 깨우쳐야지
한글을 깨우쳐서 혼자 공과금 고지서도 읽고 은행도 가고 해야지 애들은 언젠간 따로 나가 살텐데
매번 불러 들여서 봐 달랄순 없잖아 언니 늦었지만 한번만 시도해 보자 응 \" 애절한 내 눈빛에
언니가 마음속 까지 흔들리고 있음을 느꼈다 .
\" **야 실은 나 구청에서 가르쳐 주는 복지관에 가서 쫌 배웠었다 근데 하다 말았어 \"
\" 왜 ? 왜?? 그랬는데 ? \" 거듭되는 내 질문에 잠자코 있던 언니가 \" 너무 어려워서 배우다
말았는데 내 이름 집주소 까지만 배우다 안했어 \" 한다 .
누구나 어려웠던 그시절 ! 더 어려웠던 우리들 ,,,,,,,,,,, 그럴수밖에 없었다고 치부해 버리고
포기 하기엔 살아갈 날이 너무많이 남았으니 내것으로 만들어서 살아 보자고 나는 언니땜에
늘 마음이 아프고 막내는 언니땜에 늘 죄인 아닌 죄인 이라고 막내와 내가 언니의 인간승리를
보게 해 달라고 언니의 두손을 잡고 울었다 .
조카에게는 너희도 엄마가 불편하지 그럼 너도 협조 하라고 이모의 간절을 담아 부탁했다 .
어느 집이나 형제가 많다보면 부모의 돌보심 으로 더많이 배운 사람이 있고 덜배운 사람 있고
더 갖다쓰고 덜갖다 쓰는 사람 있기 마련인데 우리 집 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
대학까지 나오고도 10년을 더 혼자 힘 으로 공부한 막내는 대학 교수님이고 국민학교 4년
중퇴인 언니는 한글을 모르고 모르는 만큼 답답하고 사고력이 떨어질 때도 있었다 .
그 사이의 괴리감에서 서로가 생채기를 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도 있었고 그걸 아울러서
보듬지않고 오히려 부채질을 해대는 엄마가 원망스럽고 한심 할때도 있었다 .
때론 그 사이에서 내 처신이 힘들고 답답해서 혼자 울기도 했었다 .
둘째언니의 문맹은 그때의 환경이 어찌 됐건 분명 부모의 잘못임에도 식구들이 다모인
자리에서 엄마가 막내에게 \" 언니한테 머리를 뽑아서 신을 삼아줘도 니는 은공이 모자라 이년아 \"
하면 막내는 울것 같은 표정이된다 . 부모가 자신이 낳아놓고 자신의 책임을 못다해 놓고 어떻게
저렇게 얘길할까 화가났다 . 누가 길렀건 죽지 않았으면 살았을 테고 살은게 내 책임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 그런 사고를 하는 엄마이니 거기다 뭘 기대 할것인가 .
혼자만의 가슴앓이를 언니에게 털어놓고 진심을 불어넣어서 애원하자 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
언니는 식당을 하면서 손님이 와서 먹고간 장부도 혼자만의 표시로 정리를 해 놓았었단다 .
얼마나 불편 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했을까 ?
서울로 돌아간 언니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가끔은 좋은 글귀들을 갖고와서 띄엄띄엄 읽어 주었다 .
\" 내도 언니 싸랑한데이 \" 답장을 보냈더니 또 답장이 왔다 .
\" 싸모님 가을을 만이 타시는 군요 한번 만납시다 우리 가을 여인들 끼리 한잔 합시다 \"
문자를 날려 놓고 아~~~ 아름다운 가을이여~~ 언니 하루한번씩 문자좀 날려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