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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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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 부라보콘


BY 은나라 2008-10-21

오래전 이모는 돌아 가셨다.

 

철도 공무원의 아내로 네아이의 엄마로 힘겨운 삶을 사시다 병을 얻어 사십을 넘긴 그 즈음에 수술도중

의료 사고로 돌아 가셨다.

 

힘 없는 우리 가족은 의사와의 긴 싸움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얼마간의 합의금? 그리곤 이몬 어린 자식들을 남기고 가셨다.

 

어린시절 이모와 함께 기차를 타고 우리가족은 예산 외가댁을 가고 있었다.

그때도 이모는 어린 내 눈에도 많이 마르고 까만 피부가 안쓰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모는 너무나 명랑하셨다. 명랑하다 못해 코미디언보다 더 웃음을 자아내게 하셨다.

\'아이스깨끼요, 부라보콘이나 계란있어요.\'  장항선 기차안에서 우린 이모가 사주신 부라보콘을

맛나게 먹고 있었다. 순간 이모의 비명아닌 비명 \'앗! 뜨거\' 우린 모두 소리쳐 웃었다.

너무 차갑다는 걸 이몬 그렇게 게그를 펼치며 가족들을 즐겹게 해 주셨다.

 

이모와의 추억이 많지 않지만 여름이면 난,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집을 때면 손이 부라보콘으로

가는 걸 어쩔수가 없다.

 

\"이모 보고 싶습니다.

엄마도 이제 많이 늙으시고 저도 이제 이모 나이가 되다 보니 어린 추억이지만 순간순간 눈앞을 스칩니다.

이모 그곳에선 안아프신거 맞죠.

이모부님과 함께 우릴 내려보고 계신가요.\"

 

세월이 무섭다.

순간 순간 아른한 추억들이 새록이 새싹돋듯이 피어난다.

 

내 사랑스런 아들들.

 

너흰 많은 추억이 남는 인생을 살기 바래.

공부와 입시, 경쟁과의 전쟁속에서 삶이 피곤한 것만이 아니란걸 더 소중한 것을 남기며 살기 바란다.

공부 잘 하기 위해 버려야 할것들이 있다면 엄만 과감히 말하고 싶다. 조금 못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삶은 반드시 정답이 있는게 아니란걸 엄만 뒤늦게 깨닫고 있단다.

행복하기위해 사는데 과정이 불행하다면 과연 얼마나 행복하겠니.

정말 소중한건 우리 가족 함께 있을 시간에 같이 부비고 살고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는데 헤어져 살 시간이 더 많은데 벌써 부터 어린나이에 너희들을 떨구고 싶지 않다.

시간이 얼마나 길다구.

가고 나면 아무 소용없는 것들인데.

 

편의점 한켠을 뒤져봐야 겠다. 아직 부라보콘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