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봄 소녀빛 앵두꽃이 우물가에 폈었다. 어디서 날아온 꿀벌인지 참 많이도 날아와 윙윙 거리며 부지런히 일해주고 어느날 인사도 건네지 못했는데 작은 앵두 맺어놓고 모두 가버렸다.
붉은앵두 따먹으며 마음에 진 빚 갚아야 하는데...
사무실 문을 여니 커다란 사마귀 한 마리 내 벗어둔 신옆에 보초서며 지킨다 나 저에게 해준거 하나 없는데 내 신발을 지킨다.
한 발 디뎌 마당 내려서니 마름모꼴 몸통이 초록색 곤충 한 마리 여치인지 베짱인지 난 이름도 모르는데 내 꽃밭 옆에서 보초를 선다.
난 사람에게도 자연에게도 받기만 한다. 이름하나 제대로 알고 불러주지도 못하는데 미안한 마음에 나 공부를 한다.
갈퀴나물 맥문동 석산 물매화 술패랭이 며느리밑씻개 알록제비꽃 각시취 풍선덩굴
애기 똥풀도 아닌것이 아!!물양지꽃 꽁지만 붉다고 다 고추잠자리는 아니라지 나 살아가는 동안 너희들 이름하나 제대로 알아 옳은 이름으로 불러주며 내 받은사랑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싶다. 하물며 사람일래야.... 우야꼬나 우야꼬나~~~~ 그 먼곳에서 날사 인간이라 찾아와준 그 고마운 인연을 우야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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