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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18

나 공부한다.


BY 오월 2008-10-05

이른봄 소녀빛 앵두꽃이 우물가에 폈었다.

어디서 날아온 꿀벌인지 참 많이도 날아와

윙윙 거리며 부지런히 일해주고

어느날 인사도 건네지 못했는데 작은 앵두

맺어놓고 모두 가버렸다.

 

붉은앵두 따먹으며 마음에 진 빚 갚아야 하는데...

 

사무실 문을 여니 커다란 사마귀 한 마리

내 벗어둔 신옆에 보초서며 지킨다

나 저에게 해준거 하나 없는데 내 신발을 지킨다.

 

한 발 디뎌 마당 내려서니 마름모꼴 몸통이

초록색 곤충 한 마리 여치인지 베짱인지 난 이름도

모르는데 내 꽃밭 옆에서 보초를 선다.

 

난 사람에게도 자연에게도 받기만 한다.

이름하나 제대로 알고 불러주지도 못하는데

미안한 마음에 나 공부를 한다.

 

갈퀴나물

맥문동

석산

물매화

술패랭이

며느리밑씻개

알록제비꽃

각시취

풍선덩굴

 

애기 똥풀도 아닌것이 아!!물양지꽃

꽁지만 붉다고 다 고추잠자리는 아니라지

나 살아가는 동안 너희들 이름하나 제대로 알아

옳은 이름으로 불러주며 내 받은사랑 조금이나마

돌려주고 싶다. 하물며 사람일래야....

우야꼬나 우야꼬나~~~~

그 먼곳에서 날사 인간이라 찾아와준 그 고마운

인연을 우야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