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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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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숫대의 하소연


BY 오월 2008-09-27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은 벌레가 먹고

한 알은 내가 먹고 네가 씨앗을 심으며 중얼거린

한 마디에 난 널 믿어 버렸지.

 

푸른줄기 키워낼 때 따뜻한 너에 손길

고랑사이 오가는 너에 분주한 발자국.

하늘향해 키 키워 올리며

나 세상 굽어 보았다.

 

알맹이 영글어 겨드랑이 사이 꼭꼭 숨겨 두었다가

잘 보아라 잘 보아라 더없나

높이높이 팔 치켜 주었다.

 

그 때 매몰차게 내 몸 훑어 내든 그 손길에도

아직 널 위해 팔 치켜들 힘 있음에

행복 했었다.

 

농부야,말라 빠진 내 몸에 푸르름 잃고

나 너무 오래 서 있었구나.

찬이슬 내린 저 논둑엔들 나 이제 눕고싶다.

 

잠자리 내 머리에 앉아 희롱하는 꼴 더이상

못보겠고 한때는 나도 한때는 나도 한때는 나도

되뇌이는 내꼴이 너무 섧구나

 

농부야 옛정을 생각해 저 산 꼭대기 힘겹게 토해논

버섯구름 한 조각 내 한숨 봐주면 안 되겠니.

 

농부야 저것봐라

저 참새떼도 날 본체만체 수수 밭으로만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