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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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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태산인 큰아들


BY 그린플라워 2008-08-03

삼박사일을 잘 놀고 온 큰아들이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할 생각이었나 보다.

며칠 비워둔 가게에 엄마가 가 있을 시간을 이용하려 했던 모양인데

집으로 같이 들어오니 왜 가게 안 가시냐고 한다.

\"니 방 이삿짐 정리 하려고 그런다.\"

\"아니, 제 방은 제가 한다고 하는데 왜 그러세요?\"

\"잘 하면 뭔 걱정이겠니?\"

 

집에 돌아오자마자 피서용품을 정리하고 애방 정리에 들어갔다.

책꽃이에 교과서가 몇권 없다.

\"2학년 교과서 다 어디 갔니?\"

\"글쎄요. 어디 있겠지요.\"

온 방을 다 뒤져도 없다.

애들아빠에게 연락을 해보니

\"며칠 전에 묵은 참고서더미가 있길래 몽땅 버릴 거냐고 하니 그 녀석이 그렇다고 하길래 다 버렸지.

거기 교과서도 들어 있었다구?\"

 

난 너무 어이가 없어 한참 멍하니 있었다.

\"엄마는 널 중학교는 마치게 하려고 했는데 그냥 이학기부터 학교 가지 마라.

책이 있어도 공부 안하는 니가 책도 없는데 무슨 공부를 하겠니. 그냥 이참에 푹 쉬자.\"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공부해서 무슨 이득이 있는지 전혀 실감을 못하던 아이 얼굴이 심상치 않다.

\"제 돈으로 교과서 다시 사서 공부할래요.\"

지방 정리를 하는 동안 참고서 한권을 들고 다른 방으로 자리를 피한다.

 

안 들여다 보던 참고서를 들여다 봐서인지 여독인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작은애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보채지도 않고 잠이 들었다.

 

이 일이 전화위복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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