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가 한달 그러니까 7월달내내 한번도 아픈적이 없었다
항상 하루만 안아파 봤으면 좋겠다던 그래서 하루 안아프고 죽는다면 그날을 택하겠다던 옥이맘이통했을까...하루가 아니라 한달씩이나 안아팠다
수많은 세월속에서 그 아픈 터널속에서 울고 죽음만 생각했던 옥이가 이런 로또 같은 행운을 지낼수 있다니...
언제 어떻게 아플까 내심 걱정하고 조바심 내며 지내더니 일주일 지나니까 아픈자신을 잊은양 건강한 사람들 틈에서 아주 의기양양하게 잘도 버티고지낸다
엄마한테도 가고 동생한테도 큰소리 쳐서 언니 노릇도 해보고 멀리 남동생한테도 전화해서 걱정도 해주고 잘 안하던 아침밥도 꼬박꼬박 챙겨서 남편출근도 시키고 운동하고 옆집 아주머니들과 수다도 떨어보고.....
7월마지막 며칠 앞두고 남편이 휴가다 여름휴가
\"여보 당신 머할거야 나두 당신따라서 고물주우러 다닐거야\"
이렇게해서 첫날은 관광차 떠났고 이틀날부터 본격적으로 고물 수집하러 다녔다
인제로 상남으로 홍천도 걸치고 쇳덩이와 파지 그리고 빈병 쓰레기장 뒤지고 간간히 비도 맞아가면 옥이가 구슬땀을 흘린다
\"그냥 차안에 있어 얼마 없으니까 내가 혼자 내려갔다올게\"
옥이가 차안에서 내다본다
남편이 바지런을떤다
분명 머가 있구나 싶어 옥이가 따라 내린다
\"어머 많네 이걸 혼자 하려고 ?\"
\"말하지 말고 어서 담기나 해 내렸으면\"
아무말없이 자루에 빈병을 하나씩 꺼내 담고 다른박스엔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까스통이나 빈깡통 그리고 맥주캔을 섞어 담는다
사람들이 간간이 지나가면서 옥이와 남편을 처다본다
옥이는 모자를 꾹~눌러 쓰고 돈벌이삼매경이다
차엔벌써 가득차고 옥이는 지침이 없다
\"여보 저기 세워바 저기서 내가 고기 석쇠 버린거밧어\"
\"얼마나 ㅎㅎㅎㅎ하나? 그런 나두 봣네 이사람아 내가 갓다올게 있어\"
ㅎㅎㅎ 옥이가 그냥 웃는다
얼마나 했다고 ㅎㅎㅎ 고기 석쇠 까지 보고 ........
비젖은 파지와 먹다 버린 음식찌꺼기가 묻은 켄과 병과 그릇을 주워 담는 옥이와 남편..그 위로 비가 척척히 적셔 내린다
(이렇게 벌어서 나 병원비 대고 어려운 사람 도와주고 먹고 싶은거 사주고 냉장고에 야채와 과일 안떨어지게 하고 간간히 아이스 크림 사다 채워주고 )
가만히 옥이가 신랑 얼굴을 본다
옥이한테 장가들땐 때없이 희고 곱던 얼굴 .....어느새 세월에 밀리고 옥이아픔에 지치고 이 쓰레기에 엉켜서 그 잘생긴 얼굴이 꺼멓게 그을리고 시원하던 저 이마엔 주름이 가득 메워지고 눈도 처지고 팔뚝엔 간간히 꺼먹점도 생겨났다
아 옥이 때문이라 옥이가 생각한다
찌그러진 맥주캔을 주어 담으며 눈물이 글썽거린다
저렇게 착한사람이 어찌 날 만나서 이렇게 고생할까
피서객들이 버리고 모아논 쓰레기 더미 앞에서 옥이가 빗물에 눈물에 범벅이되어 일어선다
남편은 아주 재빠르고 바지런하다
옥이가하나 주워 넣을때 벌써 한통 다 채우고 한자루가 반이다
\"이제 내가 할테니 들어가 병나지 말고\"
\"응 알았어 지금좋아 컨디션이 걱정마\"
\"이제 떠나야되 얼른 여기 머무르면 딴놈이 뒤진다 말야 다른델 그러니 작은거에 미련 두지말고 얼른떠야되\"
옥이 신랑이 쓰레기 와의 전쟁에서 아주 약아 비틀어 졌다
어디 가면 머가나올것이고 언제가면 머가 있고 어느집은 고물이 있고 또 저집은 누가 살며 빼꼼이다
\"여보 여기 다 당신이 다니는데야?\"
\"그럼 왜? 첨왓나해서?\"
\"ㅎㅎㅎㅎ 그런게 아니라 착한 사람이 별걸 다 알아서 말야\"
\"내가 착해 나두이제 많이 약앗어 옛날의 내가 어디 갔는지 나두 몰라 지난 내가 그립긴해도 그땐 당신이 없으니 비교하면 지금이 좋지 ㅎㅎ\"
\"여보 나두 지금이 좋아 당신도있고 난 머든지 할수 있잖아 당신이 있어서 어디 가고싶으면 가고 먹고 싶으면 먹고 보고싶으면 보고 이런 복이어딨어 난 당신이 고생해서 벌어다 준 돈으로 이렇게 살고 있으니 내가복이지 미안은 하지만.....\"
\"그런생각하지마 병원 갖다주는돈보다 훨씬 좋지 멀그래 아프고 돈버리고 고생하고 이런거 보담 낫지\"
고물 실은 트럭은 더럭더럭 소릴내고 남편이 고물값이 많이 나간다고 차안에다실은 냄비며 후라이팬과 압력솥단지가 서로 부딪혀 딩그렁 거린다
\"아고 시끄러워라\"
\'하하하하 그래도 임마 저게 돈이 얼만데 그런소리 하지마 저게 젤로 비싼놈들이라고\"
옥이도 따라 웃어본다
뒤를 힐끔보면서 말이다
이렇게 삼일을 했다
새벽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고 밤엔 사둔어른들 피서 오신거 인사드리러가고 땀에 젖고 피곤에 지치고 그래도 옥이가 멀쩡하다 웬일일까...
잘 버티는가 싶더니 삼일째 되는날 ,,,그날도새벽에 나가서 피서지에서 고물을 줍는데 영 옥이 얼굴이 안좋다
\'여보나 머리 아파 기운도 없고\"
\"그러게 집에 있으라고 했잖아 병원 안가도 되겠어?\"
\"좀 기다려 보고\"
\"그럼 차안에 있어 저기만 둘러보고 집에 가게\"
\"아냐 집에 갈정도 아닌거 같아 ㅎㅎㅎㅎ\"
옥이가 느스레를떤다
분리수거함에서 병따로 캔따로 그리고 파지 그릇 석쇠판 자전거 등등 닥치는대로 주워 싣는다
시간은 11시.
아침도 안먹고 게속 강행군이다
비도 간간히 뿌려 습도 놓은 한여름의 절정을 말해준다
가는길마다 비포장에다가 냄세에 물 웅덩이로 인해 차가 기우뚱거리고 그럴때마다 옥이는 속이 울렁거리고 정신이 아찔거린다
옥이가참고 생글거리고 웃자 남편이 안심이 되는지 이내 차를 홍천 팔봉산으로 돌린다
\"우와 강물이 좋다 산도 좋고 사람들도무지 많다 여긴 쓰레기 가 많이 나오겠다그치 여보?\"
\"쓰레기가 아니라 재활용 재활용 알았지 공주님\"
\"공주아니라니까 고물아줌마라니까\"
\"자여긴 장사꾼들이 모아놨다가 나중에 고물장사들 한테 팔려고 안내놔서 별로 없을거야 그러니 욕심내지말고 쉬엄쉬엄하자 배도 고프다 이거야 원 직원을 밥도 안먹이고다니니 고소하면 어쩌지?\"
\"그러니 얼른 사줘 그치만 지금배는 안고파\"
둘이 팔봉산을둘러보고 여기저기 기웃기웃 쓰레기 더미를 뒤져본다
차를 길가에 세워놓았더니 뒤에서차가 밀려빵빵거리고난리다
얼른 다시 차를 타고 산길로접어든다
계곡마다 물가마다 테트며 보트며 레프티이며 사람들이 장날같다
옥이가 점덤 심해진다
\"여보 나 이제 많이 아파 안되겠어 언제집에가?\"
\"그래 그럼 얼른 가자 여기 홍천 돌아서 갈거야 바로 그러니 뒤로기대서 눈을 감고있어바 아니면 진통제라도 사올까?\"
:아니 참을수 있어 근데 기운이 없어서 손도 못움직이겠어\"
\"그래 얼른 가자 속이 비어서 더그런가 여긴마땅히 먹을게 없어 다 삼계탕이고 오리고기고 돼지고기이니 원~야채나 과일이 된 음식이 없다 관광지라서 옥수수나 사올까 먹게?\"
\"그거 비싸지 않을까 집엔 옥수수 많은데\"
\"집에걸 여기거 말하면 멀해 찐거 조금 사서 먹자 먹겠으면\"
\"응\"
신랑이 내려서 옥수수를 사왔다 뜨거운옥수수가 맛나 보인다
옥이가 얼른 하날 집어 먹는다
\"딱딱하지 않지? 부드럽지 맛있다 잘먹어\"
\"응\"
신랑은 운전하면서 한손으로 먹고옥이는 신랑이 사다준 우유에 옥수수를 잘도 까먹는다
4통을 순간해치웠다
고개를 넘어 집에 다다르자 옥이가 말한다
\"여보 나 집에 데려다주고 고물상가야할거 같아 아무래도 안좋아\"
\"그래 알았어 데려다 주고 갈테니 집에서 하나도하지말고 에어컨 켜놓고 쉬어 알앗지?내가 갔다와서 할게\"
:\"응\"
옥이가 집에 내리고 신랑은 고물상으로 향한다
아침에 그대로 몸만 빠져나온 흔적들이 너절하다
이불을 내다 널고 장독대 뚜껑을 열어놓고 빨래를 돌리고설겆이를 하고 식탁과 씽크대를 치우고 마당에 나가서 토마토을 따서 한개 먹고 청소기를 돌린다
얼굴에 땀이 비오듯하고 기운이 점점 빠져서 청소기 돌릴 힘조차 남질 않았다
얼른 부산을떨고 빨래를 내다 널고 눕는다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숨도 쉴수없다 속도 울렁거려서 조금만 움직이면 토할거 같다
선풍기 바람도 시원치않다 그래도 옥이는 에어컨을 키지 않는다
신랑이 없어서절대 안키는것이다
옥이는 혼자 있을땐 절대 에어컨을 킨적이 없다
매일 할일도 없이 빈둥거리는데 아들이나 신랑이 이런날도 돈을 벌겠다고 고생을 한다는생각에 옥이가 나름대로혼자 정한 철칙?이다
가만히 누어 있는데 신랑이 오더니 난리가 났다
\"아니 왜그래 얼굴이 ?병원가자 응 나 알겠어?\"
\"응 알어 근데 나 지금 토할거 같아\"
\"근데 왜 이러고 있어 집도 다치우고 치우지 말랫더니 참나 속상해서...\"
신랑이 투덜거리면서 에어컨을키고 이불을깔고 약을찾아서주고 다리을 주무른다
\"아니 왜 이렇게 머리며 얼굴이 차고 다리도 왜이렇게 차 발가락도 차갑네 추워?\"
\"응 \"
신랑이 냉동실서 초코렛을 까서 입에 넣어주고 약도 찾아준다
옥이가 신랑의 자상함에 차츰 얼굴도 돌아오고 팔도움직인다
에어컨은 게속 돌아가고 신랑은 옥이 다리와 팔을 오가며 부산하다
옥이가 늘어질대로 늘어지더니 끝내 화장실 가서 토한다
먹은것은 초코렛한개와 옥수수 4자루 그게 다다
다 토하고 옥이가 이불에 엎드려 눈을감는다
몇시간을 신랑이 속상해 한다
옥이도 신랑맘을 알지만 죽겠는지 모른척 눈을 감고 숨을 고른다
\"그러게 그놈의 고물을 머러 줍는다고 따라다녀 이럴줄 모르고 집에있으라고 했잖아 \"
옥이 신랑이 화가 나있다
옥이한테 화가 난게 아니라 그 기운없고 병을 이기지 못하는 옥이한테 화가 난것이다 며칠했다고 것도 신랑이 다하고 조금 나와서 도와준걸 가지고 이렇게 이틀 반만에 자리에 눕고 만것이다
이제 얼마나 다시 아파야 할지 옥이 맘이 하늘이 노랗다
신랑 하늘은 어떨까.....................
금방금방 옥이 몸이 처지고 입안이 헐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전쟁태세로 돌입해서 비상이다
매번 옥이가 지지만 그래도 항상 비상은 걸어놓는다
우습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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