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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499

(뮤지컬) 빨래


BY 27kaksi 2008-07-30

배우- 최보광,김재범,윤미영, 김서정

주부에게 빨래 처럼 친근한 일이 어디 있겠나?
그래서 뮤지컬 빨래는 제목 부터가 우선 친근감이 있었다.

반지하 쪽방에서 세를살며 5년째 서울살이를 하는 나영이와,옥탑방
에서 사는 몽골청년솔롱고와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주축으로 동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희정이 엄마와 장애자 딸의
기저귀를,
40년째 빨며 살아가는 주인 할머니의 삶과 애환을 빨래를 통하여
풀어 가는 소시민들의 소박한 이야기이다.
서점에서 일하는 나영이의 고충도 나오고, 이주노동자들의 월급도
못받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들의 일상이 우리 주위에 너무 흔한 이웃들이기 때문에 무대에 올려졌을때 오히려 감동이 없을 수도
있을텐데, 배우들이 오히려 잘 소화하는 것 같았다.
직접 물이 흐르는 빨래를 짠다든가, 젖은 빨래를 옥상에 넌다든가, 질퍽한 욕이나, 농담도 직접 하는 등등...
여주인공 최보광 은 아주 연기를 잘해서 물론 노래도 훌륭했고,
전체를 끌어 가는 느낌이었다. 어눌한말투의 김재범도 몽골 청년
같은 느낌을 주었고....
공연시간도 길었는데, 지루하지 않게 잘 보았다.
중간에 김재범 싸인회의 서비스도 있었는데, 옆자리의 아가씨들이
열렬한 펜인지 소리를 질러 대서 귀가 아팠다.ㅋㅋ

난 예전에 신혼때 잠시 고대 근처 종암동에서 살았었다.
고대 대학원에 다니던 남편 때문에 그쪽으로 시어머니는 방을 구해
주셨고, 우리의 신혼생활은 미니 이층의 단칸방에서 시작 되었다.
그집은 옥상이 있어서 빨래를 그곳에 널곤 했는데, 직장을 갔다
와서 밤에 빨래를 걷곤 했었다. 낮동안 잘 말르긴 했지만, 여러세대가 같이 살기 때문에 빨래줄은 여러 줄이었고,자리를 잘 잡아
널어 놓아도,
종일 바람에 부데끼던 빨래는 한쪽으로 밀려 있곤 했다. 어둑해가
지고 나면 쪼르르 한쪽으로 밀려서 쪼그러져 있던 빨래를 걷어서
계단을 내려오던 기억이 난다.
왜 이 뮤지컬을 보면서 그때가 생각이 나는지....난 나영이 처럼
그렇게 까지는 힘겹지는 않았지만 옥상에서 빨래를 너는 모습에
잠시 내 모습이 보였다.
앞으로는 행복해져야 하는... 그리고 꼭 행복해질거라는 착한 사람
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인가 보다.
잠시 강의가 없어 한가 해진 큰딸이 핫세일로 티켓을 마련해서
엄마를 데려간 큰 기대 않고 갔던 공연이 아주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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