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들이 몽땅 떠났다
어제부로 임시편지함이 없어지고 다시 개봉된 편지함.
부지런한 딱새부부가 새끼관리는 참 잘도 하였다
쉬지않고 벌리는 노오란 주둥이 여섯개.
죽어라 날며 맛있는 먹이를 찾아다 먹이는 부부새
대량의 배설물까지 받아내서 먼 곳에 버리는 청결함.
빈 둥지를 쓸어내며 살피니 똥하나 묻히지 않은 철저한 육아법에 경탄을 했다
산란에서 이소까지 25여일이 소요됐다
첫놈이 포르르 날아 나오더니 뒤이어 나가는 여섯마리 새끼들...
참 경이롭다
운좋게 그놈들이 가출하는 모습을 보다니---
멀리날지 못하고 여기저기 잡풀사이 내려앉아 숨고르기 한참.
딱새부부는 울며울며 애가타는 듯 이리저리 부산스럽게
흩어진 새끼들을 쫒아다녔다
내 가슴이 타는 듯 콩콩콩...
살펴보니
작은 풀가지에 앉아 동그란 눈으로 나를 빤히 올려다보는 새끼
정~~~~말 귀엽다 너........
머리위로 삑삑---휙휙 위협하며 나는 에비새
용기 백배내서 나를 쫒는거다
먼걸음으로 물러나 오후 늦게까지 그놈들 거동을 살폈다
비가 내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 오늘은 날이 참 좋다
오늘 아침나절 밭을 돌다보니
여전히 먹이를 물고 날아다니는 딱새 부부
흩어져 있는 새끼들을 숲으로 데려 가려는 몸짓이 격렬하다.
밭둑 가까이 한마리 새끼가 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어머~너 뭐하냐...건너가야지이~네 에미에비가 저렇게 애를 태우데 말이야.....
그놈 한참을 벼르더니 곧 개울건너 숲쪽으로 날아가고
그놈을 반가며 춤추는 부부새..
그것 참..........거시기 하네.
점심을 먹고 나서 담아둔 오디효소와 앵두효소 매실효소 초마늘...
그리고 술로 담아둔 보리동을 살펴보니 잘 익어가고 있다
향도 괜찮다.
관심이 딱새에게 꽂혀있는고로 마당에 나가서 다시 관찰-
아직도 밭둑 풀더미 안에 숨어서 용기를 내지 못한 또 다른 새끼를 발견.
어미는 줄곳 그녀석에게 먹이를 날라다 주며
근처에 다가오는 어떤 놈에게도 경계가 철저하다
다람쥐를 쫒아가며 쪼아대는 놀라운 용기,
그놈들 모두 생존에 성공해서 숲속가족으로 건강하게 남기를....
딱새전용 출산육아실이 된 편지함.
금년 부화 시즌은 이제 끝난걸까?
알에서 부화되어 이런 모습이 되는 과정이 무척 빠르다
미처 눈이 떠지지 않은 상태인듯 하다
건들이면 죽은 척~~~늘어져 완 내숭.
남겨둔 사진을 꺼내보며 미소가.....((*^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