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이렇게도 뭘 모를까?
기계치에 컴치에 나몰라 나몰라 패밀리....
잘 되던 노트북이 어느 순간 뚝!
아무런 반응이 없다.
느린 속도로 글을 올리는데 자꾸 고무 타는 냄새 비슷한 것이 코를 자극했다.
이 무슨 냄새지?
플라스틱 타는 고약한 냄새가 심하지는 않고 비위에 거슬릴 만큼은 나고...
마당에 행사를 마치고 버린 비닐이나 폐지를 태우는 냄새겠지....
다시 느린 속도로 타다닥 틱틱.
컴이 연결되다가 마다가....
그러다가 아예 뚜 ㅡㅡㅡ욱.
큰 소리로 남편을 부른다.
\"내 노트북 나빠요. 대답을 안해.\"
서재에 있다가 넘어온 남편
\"이 무슨 냄새지? 끔 끔 고무 타는 냄샌데?\"
\"몰라요. 아까부터 이상한 냄새가 나...\"
\"아이고 이 사람아. 연결선이 접촉 불량이 나서 아예 탔구만.
쯧 쯧 쯧 ...이런데도 계속했어? 이 미련한 사람아!\"
\"내가 알 수 있어야지. 그냥 노트북이 수명이 다 되었나 보네? 하고 생각했지\"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이 타는 냄새가 나도 어딘지를 모르니....
모르는 거야? 아니면 알아도 넘어가는 거야?\"
묵묵부답.
유구무언.
입이 열개라도 할말 없슴.
미안 죄송 부끄러움.
그 날로 노트북은 택배로 서울 나들이를 갔다가 열흘만에 오늘에야 귀향.
이곳에는 현대 컴퓨터 서비스가 없어서 서울까지 원정 수리에 들어간 것이다.
수리비가 으 ㅡㅡ악.
십이만원인가 십일만원인가? 란다.
뭔뭔 부품이 아예 폭삭 타 버려서 교체 했다나?
꼽는 부분도 꼽히는 부분도 다 타벼려서 새로 교체를 하다보니 요금이 많고
수리기간도 길고...
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그저 멍~~~.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해서 탈이 났을까?
여러가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컴이나 들어가고 동창회 카페나
들락거리는데 많이나 쓰나?
하루에 잠깐씩 매일은 하지만 오래는 안하는 컴인데....
이유는 책상을 청소하면서 노트북을 이리저리 밀면서 먼지를 닦다가
연결부분이 헐거워진거였다.
그걸 모르는 나는 있는 그대로인 노트북을 치고 치고 또 쳤으니...
며칠만에 내 노트북으로 아컴엘 들어가니 차 ㅡㅡ암 편하다.ㅎㅎㅎㅎ
그 동안 아들의 컴에서 주소를 이리저리 쳐서 했는데 이젠 탁 열면
\'여기요\' 하고 아컴이 인사를 한다.
자판도 쉽고 부드럽고 시력 나쁜 내가 보기도 좋고...
그래도 많이 나무라지 않고 수리 맡기고 오늘 찾는데도 잔소리가 없다.
앞으로는 조심하고 선을 만지지 말라는 주의만 준다.
아내의 허전함을 달래려고 노트북을 마련해 준 남편이 얼마나 고마운지..
밤만 되면 암흑천지인 이 시골에서 외부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남편이
마련해 준 노트북 덕분에 아컴에서 좋은 이웃도 많이 만났고
친구도 만들고 울고 웃는 아줌마들의 진솔한 땀내나는 이야기를 읽으며
사는 보람과 살아있는 감사와 살며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은 더 훌륭한 선배님들을 통해서 배우고
나는 부족한데 내게서 또 삶의 향기를 느끼신다는 고마운 님들도 만나는
정겨운 아컴이 있어 산골생활도 얼마나 즐거운지....
매일 매일 어떤 님들의 글이 올라왔고
어떤 님들이 답글을 정성스레 올리셨을까?
또 내 글의 반응은?......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시작과 끝에서
아컴 여러분들과 함께 즐겁게 사는 이 재미 이 즐거움.
앞으로도 변함없이 내 노트북과 함께 여러 날을 같이 할 것을 약속합니다.
아컴의 좋은 님들.
언제나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고 기쁜 님들의 숨결이 이곳에서
느껴지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슬픔이 짙은 님에겐 옅으지는 봄 이기를
고통이 무거운 님에겐 두 어깨가 고통의 무게에서 가벼워지는 봄 이기를
눈물의 짠 맛에 너무 오랜 날을 지쳐지내는 님에겐 눈물 마를 봄 이기를
이도 저도 없이 그냥 소녀처럼 봄이어서 좋은 님에겐 봄 그 자체가 기쁨인
봄 이기를 바라며
논두렁 밭두렁에 햇쑥이 올라오나~`깊숙히 허리 숙이는 그런 봄 날에
그대향기가 햇 봄을 보따리 보따리 올려보냅니다.
햇 봄 받으세요~~~~
받으시거든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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