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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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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할 수 있어.


BY 낸시 2008-03-10

\"엄마 그것은 e가 아니라 a로 시작하는 거네요.\"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그냥 내버려 둬.\"
\"p도 하나가 아니고 둘이네요.\"
\"그냥 두라잖아.\"
그리고 아들과 한바탕 싸웠다.

아들은 내가 고집스럽게 안 배우겠다고 하는 점이 맘에 안든단다.

미국에 와서 살면서 영어를 안배우겠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란다.

자기 어렸을 때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가르친 사람이 엄마인데 왜 본인은 노력도 하지  않느냐고 비난이다.

아들 말이 다 옳다.

하지만 영어 단어 스펠링이 내겐 어렵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전에 잘 알고 있던 꽃이름도 생각이 안 나서 며칠씩 고민하는 나이의 나에게 영어 스펠링을 정확하게 하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다.

 

아들의 말대로, 무엇이든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던 때가 있었다.

가진 것이 많았던 사람의 교만이었다.

열심히 노력해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음을 경험해보지 못한 철없음이었다.

사춘기에 방황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인 내가 한없는 사랑으로 감싸면 돌아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것은 오만이었다.

내 안에 그런 사랑이 존재하지 않았다.

절망했다.

내가 밉고 싫고, 나를 그런 지경으로 몰고 간 남편과 아이들이 원망스러웠다.

자살이라는 극단의 수단으로 그런 나와 가족을 벌하고 싶었다.

옳지 않음을 인정하고, 울면서, 결국 무릎을 꿇었다.

\'나는 할 수 없어요. 도와주세요.\'

 

아들은 자기가 가장 존경했던 사람이 엄마였단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해 준 엄마가 고마웠단다.

그런 엄마가,  난 할 수 없어, 이런 태도를 보이면 화가 난단다.

 

그런 아들을 보면서 내가 아들을 잘못 가르쳤구나 하고 생각한다.

아들아,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일이 세상에 많단다. 이렇게 가르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냥, 우리는 최선을 다해 보는 거야. 그 다음은  오는 결과가 받아들이기 힘들어도 받아들여야 한단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금씩 자라가는 거니까 실망할 필요도 없구 말이야.

그렇다.

난 아들을 잘 가르쳐서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내고 싶었는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래, 지금 아들이 맘에 안들고 힘들지만 받아들여야지.

그러면서 내가 조금씩 자라가는 거니까, 실망할 필요도 없구 말이야...

울 아들도 언젠가, 난 할 수 없어요. 도와주세요.하고 무릎을 꿇을 날이 오겠지.

아무도 가르칠 수 없었던 겸손을 내게 가르치는 아들아, 너도 언젠가 겸손이 무엇인지 배울 날이 있을 거야.

그 날이 울아들이 진정한 어른이 되는 순간일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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