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은 주일이면
아이들의 성당 복사 스케줄에 따라 미사참여 시간이 달라진다.
그 날은 연말이라 딸아이도 왔고, 특별한 일이 없기에
아침미사에 참여 하였다.
자리를 잡고 보니 앞줄에 로스웜네 가족이 앉아 있다.
항상 내가 제일 부러워 하는 집중 하나이다.
우리아이 셋이 모두 그 집 아이들과 같은 학년이라
학교행사에서 많이 만나는 집이다.
그집 막내와 우리 막내가 같은 학년이지만
그 집 큰 아이는 이미 대학 졸업후 결혼도 한 집이다.
물론 그 부부는 결혼을 한번씩만 한 집이다.
로스웜네 부부는 아이가 아홉명이다.
아홉명의 아이들은 모두 음악을 잘하고
리더쉽이 있으면서 예의가 바르고 매우 착하다.
내 눈에는 생긴 것도 다 잘생겼다.
공부야 기본이고.....
이 가족은
이 동네에셔도 컨츄리라고 하는 곳에 사는데
식구 수에 비해 화장실등이 모자라서
각자의 시간에 맞추어야 하기에
아이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 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각자 자신들의 맡은 일을 한단다.
아홉명의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보건소에서 일하는 아빠의 수입으로는 힘들것이 뻔한것 같다.
그 엄마의 옷은 거의 교복이다시피 하는 옷으로
항상 그 옷이 그 옷이다.
그래도 모든 아이들이 악기 하나씩은 다 하며
옷도 항상 깨끗하게 입고 깔끔한 외모를 하고 있다.
이곳 학교의 여러가지 대외 활동에서
로스웜이라는 성씨 브랜드는 명품 훼밀리에 속한다.
여기저기에서 일등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선생님들은
로스웜 부인에게 \"왜 아이를 아홉명밖에 안 낳았지요?
모두 다 아주 훌륭한 아이들이어요.
당신은 아이를 더 낳았어야 합니다.\" 라고 말한다.
물론 그 엄마는 빙그레 웃는다.
덕분에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때면
지역사회에서 주는 가장 좋은 장학금은
그 집 아이들이 독차지 하다시피 하는데
다른 아이들은 그집 아이들이 성적도 좋지만,
그 집에 아이가 많아서 장학금 받기가 쉽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집 아이들의 대외 활동내용을 보면
다 입을 다물수 밖에 없다.
여러가지 대회에서 받은 화려한 상도 상이지만
여러가지 봉사활동이 무척이나 많은 것이다.
그 집 아이들은 기본으로 모두들 성당에서 복사를 하고
또 여러가지 종교활동을 하며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것이다.
정말 어떻게 저렇게 많은 아이들을 티 없이 밝게 키우며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도록 뒷받침을 할수 있는지
정말 배우고 싶을 뿐이다.
그 집 아이들은 모두 공대로 유명한 퍼듀라는 대학을 가는데
아파트 하나를 얻으면 줄줄이 가니까 경제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엄마는 항상 온화한 얼굴에
아이들의 모든 활동에 일일이 다 쫒아 다니고
아이들 친구 이름까지 줄줄이 다 기억하고 있다.
이 곳 성당에서 집을 떠나 있는 군인이나 대학생들에게
댕스기빙때면 위문품을 보내는데
그때마다 우리집으로 전화를 해서는
우리딸아이의 근황을 꼭 물어 보고는 할 정도다.
지금은 위의 몇은 결혼도 하고 독립도 하였지만
아직도 아이들이 많기에 대학에 있는 아이들이 오는 날이면
여섯명이 앉는 자리가 부족하여 두 줄을 차지 해야 한다.
오늘도 그런 날중의 하나이라 두 줄을 차지하고 앉아 있다.
부러운 눈으로 쳐다 보면서 미사를 마치고 나왔다.
오면서 우리아이들이 각자 자기 주장을 내세우면서 티걱태걱 하기에
로스웜네 아이들을 봐라 하자
우리 남편왈 \"우리가 안 봐서 그렇지 그집도 복잡한 문제가 많겠지,
그 많은 아이들을 다 통제하고 요구사항을 들어 주기가 어디 쉽겠어?\" 한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딸
\"엄마, 우리도 딴 사람들이 보기엔 부러운 집인지도 모르지.
생각 해 봐 이렇게 우리가 싸우는 것은 못 보잖아.
또 엄마아빠한테 우리가 이러는 것도 안 보이잖아.
그리고 여기서 태어 나지도 않았는데
셋 다 잘 한다고 할 것 아니야? 그 사람들 기준으로는 ...
물론 엄마의 기준으로는 아니지만....\"
한방 보기 좋게 먹었다.
그렇구나.
전에 막내 친구 네 집(애 셋을 입양해서 키우는데
셋 다 공부를 잘 못하고 부모 속을 섞여 안 좋은 평을 많이 듣는다.)
을 이야기 할때 주고 받았던 말이 기억난다.
내가 \"애 셋을 입양해서 키우는데 그 아이 중에 하나만이라도 잘 하면
그 부모가 얼마나 보람을 느끼고 좋을까?\" 라고 하자
둘째가 \"그러게 말이야. 그 집에서는 나만큼만 해도 참 좋아 할텐데.....\"
라고 한 말이다.
부모의 기준이 자식에게 희망을 갖게 하고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이에게 엄청난 압박감으로 작용 할지도 모르는 것을,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다른 사람의 부러운 점만 보고
엉뚱한 잣대를 우리자식에게 들이 대는 것은 아닌지,
모든 아이에게는 그 아이에게 어울리는 잣대가 따로 있는 것을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지만 아이들을 키우는데
어찌 부모가 욕심을 안 부리고 담담 할수만 있단 말인가?
단지 부모의 지나친 헛된욕심이 아니되기를 바라고,
또 그런 마음을 자식들이 이해 해 주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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