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가끔 짜릿할 때가 있다.
뭔가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신앙의 불길이 막 타오르려는 사람을 보았을 때,
내 자신에게 칭찬 해 주고 싶을 때....등등
요사이 미국은 선거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라크 전쟁과 맞물린 공화당의 정치에 신물이 난 사람들이
이번에는 민주당으로 갈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같은 경제문제까지 겹치니...
일반 사람들의 대부분은 무조건 민주당을 찍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
우스개소리로 민주당에서 개가 나와도 찍겠다는 사람까지 있으니
얼마나 바꿀려는 열망이 강한지 알 것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에서는
대통령 후보를 놓고 세기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힐러리와 오바마가 그 두사람이다.
미국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대통령 아니면 흑인 남자 대통령이 나올 판이다.
힐러리야 워낙에 클린턴대통령의 영부인때 부터 유명했던 사람이지만
오바마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오바마!
내가 오바마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것은,
그가 신문과 잡지의 첫장을 장식하고 나서부터이니 작년 초쯤 될 것이다.
타임지의 표지면에 등장한 오바마에 대해 읽어 보고 난 후에
참 재미있는 것을 발견 했다.
그는 다양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딛고 일어 선 50%의 흑인 인 것이다.
(이곳에서는 흑인의 피가 16분의 1만 섞여 있어도 흑인으로 규정한다.)
케냐에서 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유학온 흑인 유학생과
켄사스 출신의 백인여학생이 하와이 주립대학에서 만나
사랑에 빠져 낳은 아이가 오바마이다.
그러나 하버드에서 학위를 받은 아버지가 케냐로 돌아 가고
엄마는 다시 인도네시아에서 유학온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
덕분에 오바마는 어린 시절의 일부분을 인도네시아에서 살게 된다.
그때 애완동물로 원숭이를 키워 보기도 하고
쥐고기와 개고기도 접해 보았으며 이슬람 학교를 다니기도 하였다.
그러나 엄마의 두번째 결혼도 실패로 끝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 온 오바마는
외조부모의 슬하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게 된다.
이때 마약에까지도 손을 대게 될 정도였으나
다시 일어선 그는 명문 컬럼비아 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법대를 나와 변호사가 된다.
시카고에서 흑인들을 위한 인권 변호사로 오래 일하던 중
상원의원에 진출함으로써 정계에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시카고의 남부에서 흑인노동자의 가정에서 자라
가족중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했다는 하버드 출신의 변호사인
오바마의 부인은 자신의 이야기가 결국 아메리칸 드림 스토리라고 하면서
자신을 영부인이 되게 해 달라고 흑인들에게 말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을 흑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흑인들에게 불만만 표출하지 말고 능력을 키우고
아이들에게는 매너와 학습능력을 갖추게 하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그런 오바마가 처음 나올려고 할 때 모두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일단 힐러리의 러닝 메이트로 나와 경험을 더 쌓은 후에
다음번에 대통령을 하면 어떠냐고 대부분이 말했다.
모두들 이번에 힐러리가 되면 똑똑한 남편인 클린턴까지 덤으로 얻게 되니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출마를 했고 선거전을 보면서 사람들은 보았다.
당선이 되면 암살 될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당히 나서는 그의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희망이다.
미국의 선거 역사를 들여다 보고 또 헌법 개정을 보면
남북전쟁(1861~1865)이 끝난 후 1870년에
흑인 남자에게도 선거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하였다.
그러고도 50여년이 흐른 1920년에 가서야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한 나라가 미국이다.
결국 여성들의 정치참여의 역사가 100년도 안 되었다는 소리다.
즉 겉으로는 레이디 퍼스트 하며 외치는 미국남자들의 의식속에
아직도 여자는 안 돼라는 사고 방식이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한
여자인 힐러리도 성의 벽을 뛰어 넘기는 상당히 힘들다는 소리다.
힐러리는 어려서부터 상류층으로서 커다란 야망을 가지고 자랐고,
오랜 정치적 경험을 가진 것이 커다란 장점이다.
그러나 물이 오래 되면 썩는다고
다른 여러 세력과 결탁 된 점을 무시 할수도 없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정치적인 면에서 여러가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그녀가
인종과 성을 들먹이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실수를 저지를 만큼
오바마의 추격은 매우 위협적이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민주당이 반으로 갈라진 적이 없다고 할만큼
매우 흥미진진한 선거전이다.
케네디 집안의 의견이 다른것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캘리포니아 주지사(아놀드 슈와즈네거)가 말한것처럼
미국의 일반 가정에서도 가족간에 의견이 분분 하다.
우리가족도 마찬가지다.
아직 오바마로는 좀 약할것 같다며 힐러리를 지지하는 남편과
\'우리는 할 수 있다\' 고 외치는 오바마를 지지하는 나다.
그렇지만 우리가족은 재미있게 지금 선거전을 지켜보고 있으며
과연 인종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하는 오바마와
또 성의 벽을 넘어 설 수 있을까 하는 힐러리를 통해서,
선거의 결과를 볼 때마다 짜릿함을 느끼고 있다.
아뭏튼 이번 미국 대통령 후보의 선출을 위한 선거는,
역사의 한 단면을 기록할 멋진 세기의 대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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