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성관계 동의 앱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67

이제부터 시작이야


BY 가을단풍 2008-01-11

오늘은 우리 남편이 쉰 두번째 맞이하는 생일이다.

시어른들 모시고 얌얌얌 외식하고

아니 어른들이 우리 부부와 토끼같은 딸들을 모셔줬지.

덕분에 푸심하게 식사를하고

마침 조카가 와 있는지라 식구가 하나 더 늘어 푸짐하게 케익 커팅도 했으렸다.

그런데 너무 웃기는 것은 우리 두딸이 조카와 함게 고스톱.

웸메~ 언제 그런걸 배웠을까

나쁘다고 말하기보다는 평소에 워낙 열심히 공부를 하는 터인지라 슬쩍 눈감아 두기로 했다.

그 옆에서 어른들은 자주 의견이 부딪치는 아이들 중재를 하고 계셨다.

우리 남편은 그 옆에서 배를 쭉 깔고 테레비젼을 보고 있었다.

옆에는 아이들에게서 받은 선물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어수선한 가운데 편한하게 느껴지는 광경을 보면서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지난 세월 우리 부부가 살아온 삶을 회상해 보았다.

결코 쉽지 않는 삶을 살았건만 아직도 천진한 아이같은 남편을 보면서 그래두 한가정을 우뚝세운 가장 우리 남편이 고마웠다,

이제부터는 우리 중년의 노래가  그리 슬프지는 안으리다,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야.

나는 당신을위해 더 고운 노래를 부를테야.

우리 세딸 잘 길러줘서 고마워요.

특히 은이  이만큼 만들어 놓은거 당신 공로가 커요.

앞으로 은이가 얼마 만큼 완벽에 가까운 다리를 모시게 될지 모르지만 하는데까지

해보아야지요.

이놈이 내년에는 대학생이 되겠지.

여섯살때 다리다치고 초등학교도 못하는줄 알았는데.

남들이 아이들 손을잡고 학교를 드나드는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더니.

보셔요!

세상 사람들 보셔요.

우리부부가 얼마나 학부형이 되기 힘들었는지 아쇼.

우리 큰딸위로 두었던 아들아이 여섯살때 잃고나서 가진 아이가 이 아이인데

그 놈까지 취학연령이 되었는데 학교를 못넣을때 그때 심정 알겠쑤.

내 평생 학부형은 못될거 같더이다.

 

그래두 세월은 대단한 힘이 있었다.

그 다음해에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 ~

모든 사람이 그랬듯이 줄줄이 사탕으로 그 놈 아우들까지 초등을거져

지금은 고 3을 바라보는 큰딸, 고1을 바라보는 작은딸

그리고 우리집 무법자 막둥이가 초등 4년을 바라보고 있다.

학교 성적이 크게 휘날릴 정도는 아니지만 워낙 명문고를 들어간 아이인지라

이대로라면 괜찮은 대학은 가겠지

둘째놈이 특목고를 지원했다 국을 먹고 일반 고등학교를 진학할 예정이다.

장학생이 될까 말가 고민중

막둥이 그 무법자 그놈이 \"충청남도 영재어린이\" 선발고사에서 과학분야에 합격을하였다.

큰북을 울려라 둥둥둥

집안에서 난리가났다.

다른집 서울대학을 간거 만큼이나 푸짐했다.

아이또한 가관이다.

자기는 서울대를 가겠다나.

종갓집 맏며느리가 지은 농사가 모두 딸셋인데 어느누구하나 섭섭해하는 사람이 없다.

다만 성실한 우리 딸들을보고 부러워 할뿐이다.

내 남편 만세~

당신이 세운 공이에요.

아픈거 들춰 고통하면 한이없어요.

현제만가지고 기뻐하는거에요.

부자도 아니건만 있는대로 투자하여 집안에는 숟가락 몽댕이도 제대로 된게 없을진데

우리 남편 양복한벌 제대로 된게 없는데 아이들한테 많은 투자를 하였다.

그러니 내 남편 만세가 아니면 무엇이랴.

그렇네.

생각해보니 나도 만세네,

며칠전 우리 시아버지 갑작히 대한민국 만대다하고 양팔을 번쩍들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나 먼저 세상을보낸 나에 아들에게 미안했다

그놈이 살아있으면 쥐띠였으니까 25살이다.

아마도 군대생활을하고 있겠지.

그리고 둘째놈이 살아있다면 열세살이 되겠구나.

이놈은 8 개월만에 조산을 하는 바람에 살아있었어도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었을거야.

그 놈이 태어날때 1,6 키로 였던가

1,8 키로만되도 성공한다 했었는데.

어쩌면 잘됬는지도 몰라

불편하게 세상을 살기보다는 모든거 다 털어버리고 다음생애에 바른몸을 받고 태어나는 것이 좋았을거야.

이렇게 한 많은 세월을 보냈건만.

종갓집 맏며느리가 두 아들을 앞세우고 죽어라 낳아 기른 아이들이 딸 셋이건만

우리 시어머니는 아들 딸 편애가 없다.

정말 감사하다.

가끔씩 시아버지가 손주타령을 하시긴 했지만 집안은 역시 여자들이 다스리는 터인지라

시어머니가 아들띨 편애를 안하시니 모두가 그렇게 따를수밖에,

그리고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딸 셋을 천하에 더 없는 보배로 모셔준다.

눈치빠른 우리 딸들은 가끔보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와락 와락 달려들며 떨어대는 여우짓에 모두 마음이 녹어버린듯하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는 애들 교육을 잘 시킨 여자가 되었다.

아들 그렇게 보내고 딸 셋을 낳으면서 언제나 눈물로 낳아 눈물로 길렀건만 어느새 그 눈물이 영글어 진주가 되었나보다.

여보!

당신 생일 축하해요.

우리 이제부터 시작이야.

지난세월 몸고생 마음고생 많이 했으니까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제부터 더 열심히 행복하게 살자구요.

사랑해요 여보!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