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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시 디지털 기록을 어떻게 처리 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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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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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나폴레옹과 같아요.


BY 정자 2008-01-03

여보세여? 여보세여?

\" 예..말씀하세요.전화 받았습니다.\"

\" 아! 거시기 사장님입니꺼?\"

\" 예? 아닌데요..\"

 

간혹 가다가 저 멀리 아랫지방에서 잘못 걸려 온 전화 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화 벨이 또 딕딕 울린다.

발신번호를 보니 부산지역이다.

 

\" 잘 못 거셨어요. 할머니..\"

\" 아..저기 내아들이름이 심형태라요..형태 모르시닙니꺼? 사장님?\"

 

사장은 아닌데. 갑자기 내 뒷목이 바짝 섰다.

형태라구요..들어보긴 했는 데.도시 누구라고 딱 떠오르는 얼굴이 생각 안 난다.

 

\" 보소 보소..몇 년전에 울 아들이 보험하나 든 거 있는 데여..이 놈이 누구랑 싸워 갖고

지금 병원에 있어예..근디 야가 의식이 오면 사장님이 찾는다 아입니꺼?\"

 

세상에 난 벌써 그만두고 잊어버린 그 보험설계사 시절이 후다닥 지나간다.

그 때는 그렇게 잘도 기억나는 고객이름들이 한 해 두 해 지나가면서 모두 잊어버려도 탈이 안될 것인데. 세상 누가 이렇게 나를 찾는 다는 고객의 이름을 난 몰라유 하고 끊지도 못했다.

 

\" 예..아..예...그러지요...\"

 

애길 들어보니 안 내려 갈 수도 없지만 난 이제 보험 안합니다. 그만 두었으니 다른 담당자를 연락드리죠..이러고 싶은 데. 이게 맘만 굴둑같고. 상황보니 전혀 모른척 할 수도 없었다.

 

다시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집전화번호였다.

\" 어머님..사실은요...저기..제가요?..\"

\" 아이그 사장님 퍼뜩 내려오셔야 겠어라..마사 울 아들을 팬 놈들이 울 아덜을 안 때렸다고

억지부리고 이젠 마사 우리 아들이 폭력을 썼다고 누명을 쒸울려고 안카요? 사장님도 울 형태가 누굴 패대기치는 놈으로 뵌 적 없능거 세상 다 알잖아여?\"

 

괜히 그만두었다고 전화 했다가 부산으로 내려 갈 일이 생겼다.

이를 어쩐다..

 

때린놈은 없고 맞은 놈만 있는 이 사건을 어느형사가 조사를 하는지 묻고 싶었다.

어머니는 앞 뒤없이 애길 하는통에 나는 그 여동생을 바꾸리고 했다.

\" 저기..제메일을 알려 줄께요..전후상황을 조목조목 적어서 좀 보내주면 좋겠는 데요\"

 

간호사라는 그 여동생이 보낸 메일에 8명의 십대애들한테 집단폭행을 당해서 아직 오빠는 의식이 깨지도 않고 있단다. 그러는 사이 그 애들이 서로 안때렷다고 발뱀하는 바람에 누구하나 증인도 없고 목격자도 나서지 않아 어머니랑 자기랑 어떻게 할 줄 모르고 있단다.

 

오빠가 가끔 의식이 돌아오면 사장님한테 연락하라고만 한단다.

메일보니 더 착잡했다. 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십대다. 솔직히 짐작을 못한다. 그 아이들은 그 만큼 어른들도 속수무책인데.

 

어느   지구대에 형사인지 자세히 보내왔다.

형사하고 통화하기도 힘들었다.

겨우 통화하니 그런다.

 

자기애들 맞은 애기며, 안경이 깨지고, 바지가 찢어졌다며 물어내라며 맞고소하겠다고 찾아온 엄마들은 보고 지금 아직 의식이 안 돌아 온 피해자 애긴 듣지도 않는단다. 말이 그렇지 여덞명 모두 말이 다 틀리다보니 조사서도 다 작성을 못햇단다.

 

\" 저기..형사님 수고하시네요..근디 말씀들으니..맞는 사람은 있는 디..때린사람은 없다는 거 아녜요? 그럼 어떻게 그 조사가 성립이 안 될텐데요?\"

나보고 누구냐고 한다.

\"예..멀리서 살아서 그렇지 사춘누나입니다..제가 찾아뵙고 인사를드려야 하는 데..죄송해요\"

 

형사도 푸념이다.요즘 부모들은 먼저 잘 못해서 어떻게 좋게 해결하려는 것보다. 먼저 빠져 나갈 길만 용케 알아서 더욱 일이 힘들어진단다. 그런 일이 아주 많다고 했다.

 

\" 저기..그 부모님 전화번호도 모르고, 한 두명도 아니고.그렇다고 우리가 합의하자고 해도 무리가 있을 것 같고.어떻게 형사님이 중간역활만 잘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대신 치료비는 절대 청구 안할거구요..\"

 

 다행히 형사도 그렇게 하면 좋겠다고 도와주겟다고 한다.

 

다시 형태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 어머니 ..심형태씨는 좀 어때요?\" 했더니

\" 세상에 애가 인자 일어났어예..야 야 전화 좀 받어봐라?\" 바꿔준다.

\" 사장님..고맙습니다...제가  잘못해서 일이 났어요...\"

울먹이는 목소리에 그제야 얼굴이 생각이 났다.

키가 작아 내가 그랬다. 나폴레옹도 형태씨만큼 키가 비슷하데요.. 했던 기억이 났다.

 

\" 건강하고요..조금 있으면 형사님이 합의서 싸인받으러 올 겁니다. 잘 지내세요..어머니 잘 돌보아드리고,,제가 찾아가야 하는데 사실은 이젠 일을 안하거던요..그래도 연락하세요..저도 종종 전화 할 께요.\"

 

몇 칠이 지나서 나에게 메일이 한 통 왔다.

\" 나폴레옹보다 더 잘 살겁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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