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미 님.
지난번 소식 주신지도 벌써 보름이 더 지났습니다.
그간에도 남편분의 병상을 지키시느라 많이 지치고 힘들어 하실 님을 생각하니
아무 일 없이 그저 육체적인 고단함만을 힘들다 여기는 제가 미안하게 느껴집니다.
거리에는 이제 본격적인 년말 분위기가 한창이고 선물 보따리들을 상점마다 골목마다
산더미 같이 쌓아놓고 행인들의 시선을 잡고 발목을 잡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은 이 맘 때 쯤은 늘 힘든 선택을 하여야 하지요.
사람의 도리를 다 하고 산다는게 무척 어려운 일 임을 요즘 부쩍 많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남편분의 병세는 호전되어 가는지요?
여전히 노래를 들려 주시며 사랑한단 말씀을 속삭여 주시겠지요?
뇌 수술을 몇번이나 하시면서도 님을 위로하시는 남편분은 정말 로맨티스트 이십니다.
건강하셨을 때 얼마나 님을 사랑하셨고 아끼셨던가를 잘 나타내 주는 증거랄까요?
오늘도 그런 사랑스런 남편분 곁에서 아픈 사랑을 이어가고 있을 님이 생각 나 이렇게
안부라도 전해야 할 것 같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글 올립니다.
지금 쯤 님의 반가운 소식이 올라올 때도 되었다 싶은데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요?
믿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님의 기도를 빠뜨리지 않고 매일매일 한답니다.
년말이 가까울수록 부족했던 기도를 더 많이 해야한다는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도
있었지만 아컴에서 읽은 가장 가슴 아픈 님의 소식이 마음 한 쪽을 늘 차지하고 있었답니다.
부족하고 어눌해서 대중 기도만 하면 중언부언 횡설수설이지만 글로 적으면 그나마
조금은 나아요.ㅎㅎㅎ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는 아이 셀려고.....
그 기도가 그 기도겠지만 혼자서 글로 적으면 지우기도 하고 고치기도 하니까요.
처음처럼은 아니겠지만 님의 곁에서 오래오래 같이 사랑하면서 말벗으로 남아드리는
남편분이시기를 기도할께요.
새로미 님.
새 날에는 새 희망으로 많은 날들이 기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미님이 불러드리는 아름답고 사랑 가득한 노래를 들으시며 날마다 님을 향한
시선이 아름다와지는 남편분과 아빠를 깊이 사랑하는 자녀분들과 힘들어도 행복만큼은
더 커지는 좋은 년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가족은 ㅡㅡㅡ
가족의 사랑은 절망의 예방약이며
삶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게 해 주는 예방주사다.ㅡㅡ에드워드 할로웰
가족의 힘이 더 절실하고 위대하다는 이 말이 년말에 가슴을 울립니다.
님의 힘든 나날들 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남편분의 병상을 찾아오시어 위로 해 주시고 치료의 기적을 베풀어 주시기를.
온 누리에 퍼지는 성탄의 기쁨이 님의 가정에도 충만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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