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겨울이 닥친다
산들이 벌써 앙상하게 겨울을 지니고 산속 짐승들은 어디론가벌써 겨울을 피해 숲이 조용하고 등산로 마져 쓸쓸하게 낙엽만이 채우고 있다
하루하루 바람이 불어 지나는 가을의 마지막을 쫒아내고 있다
\"ㅇㅇ엄마 배추 가져왔는데 우리 배추 좋아 내가 ㅇㅇ엄마 아파서 골라서 가져왔어 우리건 아무거나 포기 작아도 먹고 ㅇㅇ엄마건 아프고 그래서 내가 골랏어 그리고 우리건 알지? 약 안친거 한약제 썩혀거 그거 거름해서 농사 진거 그래서 그런가 지렁이 하고 벌래 많어 ㅎㅎ그래도 소금물에 들어가면 다죽고 그러니까 갠찮어 ㅎㅎㅎ\"
\"네 알아요 ㅎㅎ좋죠 벌래 먹고 나머지 내가 먹죠 머 마당에 쌓아야 하는데 ...\"
\"그래ㅡ그래 알았어 우리가 쌓지 머 걱정마 아니근데 이거멀 이리많이해 아픈데..아들도 군에 가고 둘이 살면서\"
\"동생들하고 엄마 주려구요 친정이 힘들잔아요\"
\'애효 ~`그래 힘들겟네 \"
아무소리 없이 그냥 서서 웃었다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동생 목소리가 가늘게 들려온다
\"응 나야 배추 왔다 얼른 와라 \"
\"응 언니 성자 학교 끝나면 이서방하고 같이 엄마랑 갈게 가만 놔둬 하지말고 클나 알았지?\"
:그래 어서와라\"
배추를 백포기쌓아놓고 옛날 생각이 났다
그땐 건강해서 2접씩 해도 겁이 없었다
나 혼자 절이고 뒤집고 새벽에도 나와서 다시 뒤집고 새벽까지 채 썰고 양념 준비하고 ...
다부질없는생각이다 란 생각에 하늘을 처다 봤다
날이 꾸물꾸물 많이내려와앉았다
오후가 훨씬 넘어서 동생들이 들이 닥치고 다듬고 잘라 버리고 소금물을 풀어 놓고 마당에 불을 지피고 물을 얹어놓고 복잡하다
벌서 마당이 배추 잎으로 가득하다
\'야 배추 잎 너무벗기지마라 소금에 절이면 떨어질것도잇으니 알았지?\"
\"그래 알았어 걱정마 언니 언니는 들어가서 구경만 해\"
동생이 날 밀어 부친다
난 웃으며 거실로들어온다
잠시 시간이지나고 동생이 배추 다 절이고 큰 다라로 배추절인거 덮고 마당 배추 씨래기자루에 동생 신랑이 다 넣고 나니 올케가 왔다
올캐는 서울에 살아 늦게 왔다
\"아으~`ㅎㅎㅎ고모 다햇어요?미안해요 일찍 온다고 왓는데 애들이학교도 늦게 끝나고 차도 밀리고 고모 미안\"
\"ㅎㅎ 갠찮아요 알고 잇어요 얼른 들어가서 옷 갈아 입고 나와요 갓이랑 파랑 마늘도 다듬고 씻고 해야 되요\"
\"알앗어요 고모 ㅎㅎ\"
이내 마당은 깔깔거리는 소리로 하늘이 가득차고 난 그저 안방 창문 열고 얼굴 내다 놓고 같이 웃는다
\"어 형부 오셨네요 얼른 오세요 언니 방에 잇어요 저기 얼굴만 내밀고 있네요 우리가 다했으니 걱정마세요\"
\"응 그래 잘 했어요 언니 요즘 안좋아요 그러니 수고 해 처재 그리고 처남댁 ㅎㅎ\"
\"여보 왓어?\"
\"응 갠찮아 마당 나가서 또 머 한거 없지?\"
\"없어요 오늘 좋아요\"
\"그래 식구들 갑자기 많아져서 문 여닫는시간 많아졋으니 옷 두둑히 입고 있어\"
\"응\"
\"언니 무 씻어서 거실로들어가야 저녁에 무 썰지?\"
\"그래\"
\"에고 힘들다 올케가 늦게 왔으니 나머지 언니가 다해요\"
\"아고 그런게 어딧어요 같이 해야지 고모는 ..ㅎㅎㅎ\"
서로 덜 하겟다고 꾀?를 부리고 서로 마주 보고 웃는다
달이 뜨고 거실에 힌종이을 깔고 다라와 바구니와 도마 칼 그리고 파와갓들이수북히살아 들어와 있다
다들 돌아 앉아서 도마와 칼을들고 무와 야채을 썬다
난 그들 안에 앉아서 무 끝동을 잘라서 깍아주면 받아 먹는다
가을무라 단단하고 달다
아그작아그작 무씹는소리가 경쾌하다
\'아니 넌 어떻게 그렇게 씹니 아유~`애도\"
엄마가 날 보고 웃는다
\"엄마 엄만 나처럼 못먹지 그치? 난 아직 젊어서그래 ㅎㅎㅎ\"
\"젊기도 하겠다 그렇게 아프면서 이는 단단한가 보네\"
\"응 엄마\"
\'얼마나 다행이야 엄마그치 이라도 단단해야지\"
\"그래 맞다 이마저 그럼 저 아픈것이 어찌 먹겟느냐 아무거라도 먹을수 있을때 먹어라 그래야 산다\"
다들 갑자기 조용하다
엄마가 눈물이 가득하다
나 먹는 소리에 엄마가 또 가슴이아픈가부다
얼굴을 내리고 엄마가 또 운다
\"엄마 왜 그래 다들 있는데 낼 김장이라 좋게 하고 있구만 다들 그러지 마요 난 지금 갠찮잔아 응\"
\"그래 이제 나두 늙어서 그런지 눈물이 쉽게 나온다 그래 어여 먹고 어서 일해라\"
\"에그 엄만 갠히우네 내 오면서내내 울지 말라고 했건만 언니 앞에서 울지 말라고 엄만 그새 잊엇어요?\"
핀잔하듯 동생이 말한다
\"그래 갠찮어 엄마 그치? ㅎㅎㅎㅎ\"
다 같이 웃는다 옥이가 입안 가득 무을 넣고 웃어보인다
입만 버릴고 눈은 그새 젖어 있다
다시 무 써는 소리가 바같바람에 없어진다
벌써 늦가을 밤은 짧게 깊어가고 조카들은 이방저방서 잠이들고 동생들은 정리 중이다
무껍데기와 과일과 과자 등등 그리고 신랑은 연탄불을 갈아 넣는다
어느새 거실엔 이불이 펴지고 티비만 켜졌다
낼 새벽이면다들 일어나 버무릴것이다
항상 우리는 새벽이면 일어나 불을 키고 앉아 배추 씻고 버무리고 넣고 집어넣고 뒷 설거지 하고 끝낸다
새벽 5섯시
벌써 어디 장돌뱅이 장날 가듯 너도나도 일어나 졸린눈 비비며 밖으로 나간다
올캐도 동생도 동생 신랑도 남동생도 나만 또 혼자 창가로 가서 내다본다
마당에 불을 키고 않다 수돗물에 배추를 소금물에서 건지고 씻고 다시 건지고 마당에 죽 엎어놓는다
\'언니 춥다 그쵸?\"
\"네 좀 춥네요 근데 왜 우린 이렇게 새벽에 씻어요?\"
\'ㅎㅎㅎ몰라요 나두 이집 내려온 풍습이 그래서 안하면 불안해요 그냥 해요 우린 정신병이야\"
\"하하하 맞아요 나두 시집와서 정말 이상햇는대요 지금은 아무렇지않아요\"
\"ㅎㅎㅎㅎ우린 병이야\"
\"자 여러분 뜨거운 꿀물입니다\"
\'어머 형부 언제 고마워요\"
\"네 고모부 내가 이래서 고모부 사랑해요\"
\"머이 사랑 이사람이 날두고 먼 소리야 참나 꿀물에 이거 안사람 놓치겟네 매형 그쟁반 주고 들어가요\"
하하하 호호호 크크큭~난리다
하나씩배추가 들어오고 다들 벌겋게 무친 속을 한움쿰씩집어다 배추속속들이 넣는다
\"언니 먹어바 안짜지?\"
\"그래 맛있다 ㅎㅎ\"
속으로 운다
어떻게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더 볼수 있을까
얼마나 내가 볼수 있을까
작은 먼지라도 소중히 보여진다
정말 오래도록 보고 살고 싶다
\"여보 먼 생각해 \"
\'어? 아니야 ㅎㅎ 아무것도\"
김치통으로 김치가 빨갛게 자리 잡고 동생은 비닐 봉투에 담는다
\"얘 이걸 바로 넣어서 김치냉장고에 비닐채 넣니?\"
\"응 언니 그래도 되 ㅎㅎㅎㅎ\"
어느새 조카들도 일어났고 김치는 마무리 되어 간다
솥에선 돼지목삼겹살이 익어간다
식탁엔 벌써 반찬이나오고 밥이 소리를 낸다
어느새 신랑이 밥을 푸고 한상 가득 채워진다
꼬들배기 김치 파김치 거기다 겆절이는 들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고등어를 튀겨서 배위에다 양념을 해서 발라 발갛게 구어서 내놓고 두부찌게와 보쌈이 수북히 올라와 있다
다들 벌겋게 묻은 팔과 다리를 아무렇지않게 하고 앉아 먹는다
무국도 아주 맛있다
\"음 맛있다 언니 잘 했어\"
\"ㅎㅎㅎ 나야 잘하지 못해서 그렇지 다들 맛있게 먹거 수고 했다 엄마 많이 드셔\"
\"그래 고생했다 \"
\"여보 많이 먹어 응?\"
\"응 잘 먹어 많이 천천히 알지?\"
\"ㅎㅎㅎ웅\"
우리 부부는 마주보고 웃는다
배가 고파서 암소리도 안한다
조카들도 잘 먹는다
\"그리고 ㅇㅇ아 갈때 현관에 쌀도 가져가 내가 사다 놨다 갔다가 먹어 엄마네 반 덜어 드리고 가져가라 알았지?\"
\"언니 알았어 언니 미안해 못살아서 언니 신경쓰게 해서 \"
\'아냐 갠찮아 그런 생각 마라 서로 나눠먹어야 좋지\"
\'에미야 미안타 도와줘야 하는데 오히려 널 힘들게 해서 내가 병원 비도 내주고 그래야 되는데 내 한번도 네 병원비 못줘서 미안타 아무래도 난 네 병원비 한번 못주고 갈거 같구나\"
\"아아 엄마 왜 그래요 갠찮아요 조금인데 멀 그래요 내가 미안하지 엄마한테 매일아파서 안부 전화 내가 오히려 엄마한테 받고 ...\"
다들 가져갈 김치와 깍뚜기기 실어 나르고 쌀을 싣고 조카들은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고 난리다
그저 가만히 안방에 서서 본다
(이제 마지막이 될것이다 다신 못해줄것이다 더이상 내가 너희들한테 못해준다 내가 실명 되면 난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니 이젠 나두 못한단 엄마 미안해요 내가 먼저 갈거 같아서 그 동안 엄마 가슴 메이게 해서 미안해 내 먼저 가게 되면 엄마 편히살수 있게 할게요 그리고 ㅇㅇ아 잘 살아라 이렇게 해주는거 마지막일것 같구나 사랑한다
올케 고마워 힘들게 살아도 형제 지간 우정이 있게 해줘서 고마워 ......)
서러움에 그만 가득 고인 눈을 동생이 봤다
\"언니울지마 언니맘 내가 다 알어 마지막일거 같아 그러지 아냐 내년도 볼수 있고 그후로도 볼수 있어 너무 걱정마 언니 그러지마 제발 눈 그렇게 되도 지금 언니 맘처럼 그런일스스로 저지르지 마 알았지 언니 제발 스스로 그 어떤 일 저지르지말어 \"
\"그래 알앗어 ㅇㅇ아 고맙다 안그럴게 걱정말고 가 내가 더 열심히 운동해서 내년도 이렇게 할게 얼른가 우리도 갈거야 춘천에\"
\"왜?\"
\"엄마 보일러 기름 넣어 드리고 올려고\"
\"언니 애효 ~~내가 어쩌지 못하겟어 미안해 나까지 이렇게 살아서\"
\"ㅎㅎㅎ 갠찮아 나두 그렇게 살았어 옛날에 힘내 알았지?\"
\"응 언니 언니도 나 잘사는거 봐야지 그만하자 엄마 들어온다\"
\"자 다 갑시다 춘천으로 \"
집이 휑하니 밀물빠지듯 빠져 나가고 나도 춘천으로 향한다
갑자기 바람이 많이불고 기온도 뚝 떨어져서 엄청 춥다
동생 차와 남동생 차가 우리 차를따라온다
올케 차는 중간서 고속도로로 빠지고 여동생과 우리차만 춘천을 향한다
남동생차를 한번 더 보라고 신랑이 우리차를 육교 바짝 길가로 댄다
육교 밑으로 내려가는 차안에 우릴 처다보고 손을 흔들어 보인다
어쩜 저렇게 내 가슴이애리도록 그리운것일까
방금 까지 봣고 같이 있엇는데도 아리게 지나간다
\"이제 됐지 가자\"
\"응 여보\"
국도로 한가하게 몰아 간다 구불구불 돌아서는 산허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그새 다가온 하늘은 여전한데 지나던 차는 보이질 않는다
\"아구 추어라 엄마 연탄불 안꺼졌지요?\"
\"그래 안꺼졌구나 ㅎㅎ\"
\"엄마 기름집 전화 해요 얼른 넣고가게 나두 추어\"
\"안넣어줘도 되는데 아껴 쓰면 되는데 그러는구나 아범이 힘들게 벌은 돈인데\"
\"엄마 그래요 그러니 따뜻하게 지내면 되요 알았지?\"
엄마 손을 내가 잡아 드린다
반신불수로 한평생 살아오신 내 엄마 ...
어쩌면 그걸 행복처럼 디디고 살아오신 엄마
내가 엄마를 사랑해요
엄마가 입을 비죽거리시더니 우신다
벽에 기대서 우신다
못쓰는 다리를 성한다리로 받치고 서서 우신다
한쪽 팔이 당겨 올라가 있다
군데 성성히 허연 머리카락이 구불구불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머리를 또 수구리고 우신다
저엄말 내가 어찌 한단 말인가
반달 넘어 가듯 아쉬운 엄마울음을 내가 어떻게 하는가
\"엄마 울지마 엄마...........\"
\'그래 안우마 어여 가라 기름 다 넣었단다 추운데 고생했다 어여가라 잘 넘어가라 ㅇ서방 조심히 운전해서 가게 고맙네 \"
\"네 어머니 그럴게요 걱정마시고따뜻하게 하고 지내세요 담달에 또 넣어 드릴게요 ㅎㅎ갈게요\"
\"그래 어서가게 잘가라 에미야 \'
\'응\'
가늘게 떨리는 엄말 뒤로 하고 내가 되돌아 나온다
어쩌면 가을 하늘이이리 고을까
누군가 그랫다
한국 가을 하늘이세계에서 제일 이쁘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얄밉게도 곱다
가을에만 나타나는 새털구름과 뭉게구름이 바람에 갖가지 조각을 그려낸다
\"눈좀 감어 피곤한데\"
\'그래야 겠어요 뒤로 젖히고눈을 감아야 겠어요 운전 조심해요 좀자게 되면 자야겟어요 \"
\"그래 조심히갈테니 자바 \"
음악을 조용히 신랑이틀어준다
눈을 감은채 숨을 크게 내 쉰다
신랑이 내 손을 살며시 잡아 준다
이대로 그냥 눈을 감고 있다
물에 젖은 듯 움직일수가 없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또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