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원 생활을 하는 신언니가 과수원으로 삼겹살 먹으로 오라해서 갔더니
신언니 옆지기가 사과나무 다섯그루를 뿌리채 뽑아주셨다
마침 트럭도 있고하여 땡 잡았단 마음으로 트럭 뒤를 따라서 우리 밭에 오면서
내년 가을에 달릴 사과를 상상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밭가에 내려놓은 내 키 보다 큰 사과 나무를 보니 난감했지만
주말만 시간 나는 남편을 믿자니 나무가 죽을 것 같아서 다섯그루 나무를
손수 심기로 하고 농막으로 들어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뒤집어 쓰고서 나무를 옮겼다
매실나무를 심기위해 지난주 구데이를 남편이 파놓은 자리에
사과나무 뿌리를 넣으니 구데이가 너무 작아서 직근만 들어가 옆에 잔뿌리는 바깥으로
나오는게 아인가~
구데이를 넓게 깊이 파야하기위해 삽질을 해야했다
나는 초보 농사꾼 6개월차라서 그런지 삽질과 밭매는일은 아무리 하려해도 잘안되서
잡초를 손으로 뽑으면서 농사를 짓었는데 오늘은 삽질을 피할 수가 없었다
오죽하면 보다못한 동네 할머니가
“새댁아…밭고랑 하나를 다잡고 한자리에서 밭을 매라..곰새 여갔다 저갔다 하면 일이되나..
하셨고 남편은 밭에 놀러오는 지인들한테
“참말로..농사 지을 테니 땅 사내놔라 달달 볶아서 사주었더니 농사 농자도 모르는거여요 ..
난 하도 농사농사하기에 농사좀 지을줄 알았다니까요.”
앵무새처럼 똑 같은 레파토리로 하소연 하였다
여기서 잠깐…땅을 사서 .나의 농사짓기까지 과정을 설명을 해야겠다.
전원 생활을 꿈꾼지는 십년전이고
그꿈을 실현하고자 땅을 사자고 남편을 조르고 협박도 했다가 것도 안통하면
달래고 한것이 약 3년전 이였다.
3년전 처음에는 “복달아빠..땅사자..”했다가. 간이 적은 공직에 있는 남편이
꿈쩍도 안하자 약간 씨게 나와었다
”땅 사조..농사질거야…”했다가
“땅..사내놔라….!내 나이에는 어디라도 빠져야한다..
남자한테 빠지든가.춤에 빠진던가 종교에 빠지던가 농사에 빠지던가..
넷중에 하나란다..하여 난 농사에 빠질란다..!”
이런 내게 남편은
“첫번째가 맘에드네 나한테 빠져봐라..돈 없데이~~”
남편은 나의 끊질긴 집념에 꿈쩍도 안하고 나는 오기가 나서 틈만나면
땅..땅..노래를 불럿더니 어느날 남편은 버럭 소리를 지르는거였다
“뭘로 땅살래!~~내 거시기 빼서 살래~`우쒸이~~”
“당신 ..거시기 가지고 땅 몬산다..좌우간 땅사 내놔라..”굽히지를 않으니
남편은 기가찬지 두손 두발 다 들고 오백평의 땅을 사 주었 뜨랬다
이러다보니 남편은 밭가꾸는거에 뒷전이고 내가 설치면서
올 4월부터 농사를 짓고 웬만한건 다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기로 하였고
오늘 첫 사과 나무를 심는날..어쩔수 없이 나는 삽질을 해야만 했다.
“까이꺼..어차피 앞으로 농원으로 가꿀려면 삽질도 배워야제..”
오늘 내 손으,로 해보자.각오를 하고
한손에 침을 퉤 뱉고서 삘간 색칠이 되어 있는 삽 자루를 잡았다.
구뎅이를 파기 시작 했다
양손으로 삽자루를 잡고 왼쪽발로 삽 위를 꽉 누르고 흙을 뜨니
논흙이라 딴딴한 것이 장난이 아니네…
“허거덕…내가 이래 연약한 여자란 말인가..”나름대로 구데이를 팠다..
사과나무 뿌리를 파놓은 구데이에 집어 넣으니 사과나무가 그런다
“주인님..자리가 좁아요..괴로워..”
“글나.알았다 다른 방법이 있다카이..일단 히야인 직근 너만 들어가라.,.,.
동생들인 잔뿌리는 이층에살아라..”
나는 도저히 삽질이 안되어서 구데이에 직근만 넣고는 잔뿌리는 흙으로 올리기로 햇다
구데이 파는 것 보다 흙을떠서 봉분을 올리는게 그나마 쉬었기에
주위 흙을 긁어 모아서 흙으로 한삽한삽 올리다보니 마치 무덤처럼 보이는게 아인가.
우리밭이 동네 입구라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이 뭐하나 궁금한 눈치지만
아랑곳 안하고 봉분을 높이 높이 쌓아갔다…ㅎㅎㅎ
드디어 세시간만에 다섯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는데 성공..
팔과 다리는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렸지만 뿌듯함이 가슴을 채워왔다
물을 두바께쓰씩 주고 삽으로 봉분 주위를 탁탁 쳐서 마무리를 다하고.
감상을 하기로하고 밭가로 나와서 주차된 내 차 앞에서
심어 놓은 사과 나무를 보니 바라보니..헤헤..웃음이 나왔다..
다섯그루의 사과 나무에 파올린 흙이 마치 작은 무덤 같았으니..
공동묘지에 온기분.같았다 ..여러분들 같으면 웃음이 안나오겠는가..
날은 어두워지고 하여 서둘러 시동을 켜고 오는데
라디오에선 애절한 유행가가 나오는데 나는 혼자 헤헤…웃음나오니
애절하게 노래부르던 가수가…김샜는지.고마 들어가 버리고 광고가 대신 나왔다
집에오니 영 불안 했다
밤에 바람불면 넘어지는 것은 아닐까.얼마나 공들여서 심은건데..
그래 나사모에 나무박사 여명님 한테 물어보자..
여명님한테 여차여차해서 이차이차하니 어덯게 하면 좋겠나이까..
글을 올리고 마음이 급해져서 여명님게 쪽지를 보냈다
“여명님…급해서 그런데요 문의글 보시고 답변좀 주세요.”
남편이 곧 퇴근하다기에 밥을 안치고 컴앞에 앉으니
여명님의 쪽지가 왔있었다
“불쌍한 사과나무.. 얼지않게 두둑을 높혀주시고요.
사과나무한테 뽀~나 해주세요 부디 살아달라꼬..”
여명님의 유쾌한 답변에 으하~웃는데 남편이 뿅뿅 전자키를 누르며 들어온다
저녁상을 봐서 마주 앉아서 자랑을 했다
“복달아빠.나오늘 사과 나무 심었다..”
“심을 줄아나..”
“알지..근데.쫌..불안타..”
“와?어케 심었노?”
“구데이를 더 파야하는데 힘이 딸리는기라.하여 가운데 뿌리만 구데이에 놓고 잔뿌리는 흙으로 덮어삐따..”
“참말로.이사람아 가운데 뿌리가 중요한게 아이고 잔뿌리를 구데이안에 놓아야지..”
“아이참…잔뿌리까지..구데이안에 들어가려믄 가로세로 일메다는 파야하는데 구데이가 파져야제..”
“이사람아..그래서 사과나무가 살긋나..”
“아.살거야`~여명님이 뽀뽀 열심히 해주믄 산단다…내일가서 백번 뽀~~해줄끼다..~~
근데 멀리서 보니까 으시시한 공동묘지 같아서 영 글타…공동묘지에 사과 열리다 신문에 날라..ㅎㅎㅎ”
이런 내게 남편은 어이가 없는지 출근하기전 신새벽에 밭에가서 확인 할 테니
5시에 일어나라 했다..
과연 남편은 내일 새벽에 밭에가서 뭐라할까..
그 표정이 궁금해서 깊은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지만서도
오늘 사과나무 다섯그루 심느라 힘을 다 소진해버려 일찌 감치 잠이야 자야겠다..후`~~~